태어난 지 3개월 된 딸을 학대하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아버지가 살인죄로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숨진 박모양의 아버지(23)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박양의 어머니 이모(23)씨도 아동복지법상 상습 아동유기ㆍ방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아버지 박씨는 지난달 9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자신의 집에서 딸이 운다는 이유로 바닥에 떨어뜨려 다치게 하고 계속 울자 바닥에 재차 던져 두개골 골절 등을 입힌 뒤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1월 26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딸이 분유를 먹지 않고 계속 운다는 이유로 8차례에 걸쳐 뺨을 때리고 팔을 잡아 당겨 탈구되게 하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박씨는 두개골 골절상 등을 입은 딸을 병원에 데려가기 전 피가 묻은 딸의 배냇저고리 등을 세탁하고 바닥의 피를 닦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사망진단서 위조법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점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 정황”이라며 “다만 실제 사망진단서 위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머니 이씨는 남편 박씨가 딸을 학대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남편에게 딸을 맡기고 다친 딸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법률 검토를 거쳐 박씨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바닥에 떨어뜨린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박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딸을 실수로 떨어뜨렸다”고 고의성을 부인했었다.
박양은 부검 결과 뒤통수뼈 골절, 경막 밑 출혈 등 머리 3군데에 상처를 입고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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