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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선거 당일 비오면 보수 정당에 유리? 한국은 반대

입력
2016.04.0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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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당학회 ‘날씨와 투표’논문

우천 시 진보정당 득표율은 증가…전체 투표율에는 큰 변화 없어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부산 진구 송상현광장에서 버스와 e-바이크 등을 동원해 4ㆍ13 총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뉴시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가 5일 부산 진구 송상현광장에서 버스와 e-바이크 등을 동원해 4ㆍ13 총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부산=뉴시스

선거 당일 날씨가 궂으면 투표율이 떨어져 보수 정당에 유리한 미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은 반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정당학회가 지난달 31일 발간한 ‘한국정당학회보’에 게재된 미국 예일대 동아시아연구단 강우창 박사의 논문 ‘선거 당일 날씨와 정당투표’에 따르면 2004년 17대 총선, 2008년 18대 총선, 2012년 19대 총선 등 세 차례 선거를 분석한 결과 강수량이 10㎜ 증가할 때 보수성향 정당의 득표율은 0.9%포인트 감소했지만, 진보성향 정당의 득표율은 0.9%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진보성향 정당과 보수성향 정당 간의 투표율 증감이 서로 상쇄되어 전체 투표율 자체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 박사는 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추정된 선거 당일 읍면동 강수량 데이터와 2004년 이후 세 차례 치러진 읍면동별 정당투표 결과를 비교ㆍ분석하는 방법론을 동원했다.

선거일이 공휴일이 아닌 미국에서는 선거 당일 궂은 날씨가 공화당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박사에 따르면 1948년부터 2000년까지의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를 근거로 조사한 한 연구에서는 선거 당일 1인치의 비가 올 경우, 투표율이 2.4%포인트 낮아지고, 공화당의 득표율이 0.9%포인트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궂은 날씨로 인해 기권할 가능성이 높은 한계유권자들 중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강 박사는 설명했다.

이와 달리 공휴일인 선거일을 맞이해 여가활동을 계획하는 우리나라 젊은 유권자의 경우 날씨가 맑은 날보다는 흐린 날 선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궂은 날씨는 나이 든 유권자의 투표참여와 관련한 직접비용의 증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날씨가 궂으면 나이 든 유권자는 젊은 유권자에 비해 이동에 더 큰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설과 실제 ‘선거 당일 날씨 및 정당투표율의 상관관계’가 일치한다는 것이 강 박사 연구의 결론이다.

강 박사는 “여가활동에 대한 선호도가 나이 든 유권자보다는 젊은 유권자에게서 더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젊은 유권자의 투표율이 날씨가 맑을 때보다는 날씨가 궂을 때 더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궂은 날씨로 인한 젊은 유권자의 투표 참여 증가는 최근의 세대정치 양상을 볼 때 보수성향 정당보다는 진보성향 정당에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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