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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판매ㆍ유학 알선…카드사 신사업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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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판매ㆍ유학 알선…카드사 신사업 백태

입력
2016.04.0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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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상품 유통ㆍ대리운전까지

순익 감소 등에 새 수익원 발굴

올해 수수료 인하로 더 악화할 듯

“부수 업무로는 한계” 목소리

BC카드는 이번 달부터 중소기업과 손잡고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주문 생산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운영하는 TOP포인트 사이트 내 온라인 쇼핑몰에 그 동안은 기존 제조업체의 상품(섬유유연제, 머그잔 등)을 진열했으나, 앞으로는 마치 대형마트가 PB 상품을 주문ㆍ제조해 팔 듯 스스로 ‘PB사업’도 병행하겠다는 의미다.

신용카드사들이 중고 휴대폰 매매, PB사업 등 그간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갈수록 열악해지는 영업환경에 대비해 새 수익원 발굴이 다급해졌기 때문이다. 정부도 카드사의 부수업무 제한을 대폭 완화하며 신사업 진출을 독려하는 모양새지만 부수업무만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달 삼성전자와 함께 신규 스마트폰을 할부로 구매하고 1년 후에 반납하면 새 스마트폰으로 바꿔주는 ‘갤럭시 클럽’ 운영을 시작했다. 삼성카드는 반납 받은 스마트폰을 다시 판매하는 중고 휴대폰 판매 사업에도 진출한다. 할부 수수료를 연 5.9%로 책정해 삼성카드는 신규 스마트폰 판매에 따른 이자 수익과 중고폰 판매에 따른 수익을 동시에 얻을 예정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에 조만간 ‘전자고지결제업’ 부수업무를 신고하고 아파트 관리비 결제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두 가지 신사업으로 수익은 물론, 고객을 묶어 두는 ‘락인’(lock-in)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고객이 휴대폰 할부 기간 동안 삼성카드에 묶여 있거나 관리비를 매월 납부하면서 주거래 고객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른 카드사들의 발걸음도 바쁘다. 롯데카드는 금융당국에 ‘유학 알선업’ 부수업무를 신고하고 유학닷컴과 연계해 온라인에서 진행하던 유학 알선 사업을 오프라인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유학 상품을 판매하고 중개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기존 카드 결제 업무와 연관된 신규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새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카카오택시와 비슷한 방식의 대리운전 서비스를 상반기 안에 시작할 예정이다. KB국민카드도 우버와 업무 제휴를 맺고 신사업을 구상 중이다.

카드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작년 10월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해 부수업무 제한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가속도가 붙었다. 현재 카드사는 중소기업적합업종 등 제한영역을 피해 업무 개시 7일 전까지 금융당국에 신고만 하면 자유롭게 부수업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카드업계의 수익감소 위기감이다. 작년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014년 대비 7.5%나 줄었다. 카드사들은 국내 신용카드 발급 포화 상황에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조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향후 수익 감소 추세가 더욱 가팔라질 걸로 보고 있다.

한편에선 부수업무를 다양화한다 해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처럼 진입이 불가능한 분야가 적지 않은데다 카드를 매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이 흔하지 않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훈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새 사업에 진출해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을 이겨내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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