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선수단/사진=kt
kt가 창단 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몰라보게 달라진 kt의 진면목이 개막 직후 드러나고 있다.
kt는 지난해 시범경기를 9위로 마친 뒤 정규시즌 들어서는 개막 11연패를 당하며 고전했다. 개막 4경기 만에 10위로 떨어진 뒤 단 한 번도 순위를 바꿔보지 못하고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범경기를 2위로 마치며 돌풍을 예고하고 나섰다. 시범경기 동안 kt를 만나는 팀들도 "kt가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정규시즌에 들어서는 한층 더 매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SK와의 개막 시리즈에서 2승1패를 거두며 상쾌한 출발을 하더니, 시즌 4번째 경기였던 5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8-3으로 완승을 거뒀다. 지난해 삼성에 3승13패로 열세를 보이던 kt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투타에서 삼성을 압도하며 경기 흐름을 끌어갔다. kt는 이날 승리로 3승1패(승률 0.750)로 단독 1위에 올랐다. 지난해 kt는 시즌 19번째 경기에 들어서야 시즌 3승(16패) 째를 올릴 수 있었다.
아직 완성은 되지 않았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 고무적이다. kt는 이날도 외국인 타자 마르테와 김상현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팀의 중심타자들이 경기에 나서지 못하지만, 팀은 방망이를 앞세워 2연승을 달리고 있다. 백업 선수들이 그만큼 강해졌다는 뜻이다. 3루수 마르테 대신 경기를 나서고 있는 김연훈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호수비까지 선보이는 중이다. 주장 박경수는 "강팀을 보면 주전 한 명이 빠져도 백업이 잘 해줘서 성적이 나지 않나. 우리 팀도 연훈이가 잘 해주고 있고, 외국인 투수들도 책임감 있게 잘 던져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작년 후반기에 많이 이기면서 선수들 마음에도 자신감이 많이 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범현 kt 감독은 "일부 주전들이 빠졌지만 타자들이 배팅 컨디션과 집중력이 좋아졌다는 느낌이다"며 흡족해하고 있다.
선수들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말 FA(프리 에이전트) 자격으로 kt에 새 둥지를 튼 유한준은 "밖에서 보는 것보다 잘 하는 선수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잠재력이 많은 팀이다. 올해 좋은 출발을 하면서 팀이 자신감으로 채워지면서 더 좋은 성적이 나는 것 같다"고 팀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해 시즌 중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던 하준호 역시 "작년에 처음 팀에 왔을 때는 침체 분위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활기차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kt는 지난해 내낸 최하위에 머물면서 '10위'와 친숙해졌다. 하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10위'와 안녕을 고했다. 이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그아웃을 꽉꽉 채운다. 박경수는 "'1위'라는 글자가 우리 팀 옆에 써있는 걸 보면 너무 영광스러울 것 같다"며 "이 분위기를 길게 이어가고 싶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으니 순위보다 밝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수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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