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사 핫라인’ 절반 이상 먹통… 재외국민 보호 미흡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사 핫라인’ 절반 이상 먹통… 재외국민 보호 미흡

입력
2016.04.05 20:00
0 0

72개 공관 중 29곳 긴급연락처

잘못됐거나 없는 번호로 나타나

재외국민 보호ㆍ지원 위한 등록제

부실 관리로 정확한 인원도 몰라

재외국민이 긴급한 사건 사고로 피해를 입을 경우에 대비해 24시간 운영되는 ‘영사핫라인’이 절반 이상 먹통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재외국민이 억울하게 외국에 수감됐는데도 이를 방치하는 등 재외공관의 재외국민 보호와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의 재외국민보호 등 영사업무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재외공관은 사건ㆍ사고 피해를 입은 재외국민을 돕기 위해 홈페이지를 통해 ‘영사핫라인’ 긴급연락처를 게시하고 있으나 72개 공관 홈페이지 중 42곳의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못했다. 29곳은 아예 잘못된 번호이거나 없는 번호로 나타났고, 3곳은 4차례 시도한 전화를 받지 않았다. 10곳은 공관 대표 전화로 연결돼 담당자와의 즉각적인 통화가 어려웠다.

재외국민을 상대로 벌어지는 살인·강도·납치 등 강력범죄에 대한 대처도 부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2∼2014년 재외국민이 피해를 본 강력범죄 사건 685건 중 재외공관이 수사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사건은 44%(303건)에 불과했다. 특히 주스페인대사관 등 4개 공관은 강력범죄 73건에 대해 수사진행 상황을 전혀 파악하지 않은 채 사건을 종결 처리했다.

외국에서 체포ㆍ구금된 재외국민에 대한 지원도 소홀했다. 재외국민 A씨는 2013년 10월 태국에서 마약소지 등의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으나 주태국대사관 관계자와 면담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주태국대사관 측이 재외공관 영사민원시스템에 사건이 종결됐다고 잘못 입력을 해 A씨가 2015년 9월까지 수감돼 있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면담을 하지 않았다. A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고,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주홍콩총영사관은 관할 지역인 마카오에서 재외국민이 불법체류로 체포·구류된 사건 9건에 대해 영사면회를 실시하지 않았다.

사증 발급 절차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한 총영사관은 국내 종교행사 참석 목적으로 사증 발급 신청을 한 105명 중 18명이 자신의 직업을 동일 교회 목사로 적는 등 의심스러운 정황을 보였는데도 확인 절차 없이 사증을 발급해 69명의 불법 체류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재외국민을 보호 지원하고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재외국민등록제를 운영하고 있으나, 부실한 관리로 인해 정확한 재외국민 숫자마저 산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외국민이 2014년말 기준 247만여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재외국민 등록자는 2015년 8월말 기준 138만명에 그치고 있다. 감사원은 사증을 부당하게 발급한 부총영사 A씨 등 2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9건에 대해 주의를 요구하는 등 24건의 감사결과를 외교부에게 통보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