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어머니 시신을 6개월 간 방치해 온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어머니 박모(84)씨 시신을 방 안에 그대로 방치한 혐의(사체 유기)로 A(46)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4일 오후 6시쯤 서울 한남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박씨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유리창 청소를 하던 중 창 너머로 방 안을 봤더니 시체가 침대 위에 있었던 것 같다”는 아파트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시신을 수습했다. 이 과정에서 아들 A씨가 흉기를 들고 극렬히 저항하며 진입을 막자 현장에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투병 생활 끝에 지난해 10월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박씨 시신이 방부 처리되거나 붕대에 감겨 있지 않았지만 발견 당시 건조가 잘 유지돼 미라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방에는 제사상과 촛불 등도 놓여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체를 유기한 게 아니라 집 안에 보존하며 장례식을 미룬 것”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단 박씨의 사망 시점을 입증하는 병원 진단서가 있어 A씨의 범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통상적인 장례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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