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지(22)의 걸그룹 2NE1의 탈퇴 소식이 5일 온라인을 들썩였다. 이날 소속사인 YG엔터엔터테인먼트(YG)에 따르면 공민지는 내달 YG와 2NE1 멤버 전속계약 종료를 앞두고 재계약 여부를 논의했으나, 의견이 맞지 않아 소속사를 떠나기로 했다. 2009년 2NE1으로 데뷔한 이후 약 7년 만의 팀 탈퇴다.
한국전통무용가 고 공옥진 여사의 조카 손녀인 공민지는 타고난 ‘춤꾼’이었다. 그가 YG에 들어간 것도 빼어난 춤 실력 덕분이었다. 양현석 YG대표는 지난 2005년 전남 광주에서 열린 한 댄스경연대회에서 공민지가 춤을 추는 영상을 보고 그를 직접 발탁했다. 한 네티즌이 YG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공민지 춤 동영상’을 보고서다. 공민지의 나이 열 두 살 때 일이다.
공민지는 3년 여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 열 다섯의 어린 나이에 2NE1로 데뷔했다. 그는 앳된 얼굴과 달리 힘 넘치는 안무로 무대를 휘저으며 특히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데뷔곡인 ‘파이어’에서 랩과 춤을 맡아 남성 못지 않은 카리스마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데뷔 후 공민지는 노래 실력을 갈고 닦아 2009년 동료 멤버인 씨엘과 ‘플리즈 돈 고’란 곡을 내 가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런 공민지의 2NE1 탈퇴는 팀의 전력 차원에서도 큰 손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무에서 큰 축을 담당한 공민지 없이 세 명이서 무대를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힙합 음악을 바탕으로 힘 있는 춤을 선보여왔던 2NE1에게 공민지의 공백은 팀이 풀어야 할 큰 숙제다. YG는 박봄·산다라박·씨엘 3인 체제로 2NE1를 꾸려 올 여름 신곡을 낸다는 계획이다.
공민지의 2NE1 탈퇴 공식 발표에 팬들도 놀란 눈치다. 2014년 이후 해체설에 휩싸였던 2NE1이 지난해 12월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 깜짝 출연해 이들의 컴백에 한껏 기대가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7월 마약 밀반입 논란에 휘말려 연예 활동을 중단한 박봄은 1년 5개월여 만에 다시 무대에 섰고, 2년 전부터 탈퇴설이 돌기 시작했던 공민지도 함께 무대에 올라 2NE1 와해설을 잠재우는 상황을 연출해 2NE1 팬들에 잠시 희망을 줬다. 하지만. 결국 공민지는 YG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홀로서기를 선택했다. 그는 최근 몇 가요기획사 관계자와 접촉하며 새 둥지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민지는 지난해 댄스아카데미를 설립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도 했다.
공민지의 2NE1 탈퇴 소식에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비롯해 각종 연예 게시판에 ‘이런 걸그룹 앞으로 없을 건 확실하다. ‘그리워해요’ ‘론리’ 같은 명곡부터 ‘아이 돈 케어’ ‘내가 제일 잘나가’ 다 대박이었는데… 내가 다 안타깝네ㅠㅠㅠ’(dlwl****), ‘공민지 진짜 춤도 잘 추고 끼도 많은데 아쉽다’(ilov****), ‘그 끼 많은 친구가 몇 년 동안 활동도 못하고 언제 컴백할지 미지수이니 얼마나 답답했겠어’(cool****)란 글을 올려 아쉬워했다.
공민지의 탈퇴로 흔들리는 2NE1을 보면서 2007~2009년 데뷔한 국내 가요계 걸그룹 2세대들의 위기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카라는 지난해 사실상 해체를 선언했다. 원더걸스는 리더인 선예와 막내였던 소희가 팀을 떠났고, 소녀시대는 제시카가 탈퇴해 8인조로 활동하고 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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