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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은퇴’ 조해리 ”소치 金, 땀은 배신하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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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은퇴’ 조해리 ”소치 金, 땀은 배신하지 않더라”

입력
2016.04.0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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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리. 사진=박종민기자

“하늘이 나를 버리진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조해리(30)가 선수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으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부 3000m 계주 금메달 획득을 꼽았다.

지난 3일 2016-2017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2차 선발전이 열린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장에서 만난 조해리는 “소치 동계올림픽 때 (우리 나이로) 스물 아홉이었다. 그 동안 고생도 엄청 했다. 많은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꿈꾸는데 결국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선수 생활을 시작한지 20여 년이 지나 달성했지만, 하늘이 날 버리지 않았고 땀이 날 배신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훈련해온 대가를 얻게 돼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날 은퇴식을 치른 조해리는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나 후회는 전혀 없다. 행복하고 홀가분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2001년 주니어 대회를 평정한 조해리는 2002년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만 15세 이상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는 규정에 걸려 꿈을 미뤄야 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앞두고는 발 부상을 당했다. 조해리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부상이 잦아 ‘종합병원’이라 불릴 정도였다. 심한 부상도 겪었다”고 털어놨다.

조해리는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잘 타는 선수들은 계속 나오는데 내가 이걸 계속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도 들었다”며 “그래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이를 악물고 다시 한 번 도전해봤다. 물론 당시에도 다들 ‘조해리는 안 된다’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조해리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계주 3000m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실격 판정으로 메달을 따지 못했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올림픽 때마다 불운을 겪었다”는 조해리는 “하지만 소치 동계올림픽 때 결국 원하던 바를 이룰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래 친구들은 하나 둘 은퇴하고 후배들은 치고 올라왔다. 불안했지만,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목표가 있었기에 계속 도전했다. 그러다 마지막에 해냈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선수 생활 은인으로 자신을 뒷바라지 해준 부모님과 함께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가르쳐준 모지수(47) 코치를 언급했다.

조해리는 국가대표팀의 맏언니로도 제 몫을 다했다. 그는 틈틈이 후배들을 챙기곤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재된 사진들에서 그는 후배 선수들과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해리는 “(심)석희와 (최)민정이도 잘하고, (김)지유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 전 시즌인 만큼 서로 호흡도 맞춰보고 경험을 쌓는다면 올림픽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다”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조해리는 먼 곳을 응시하며 “훗날 빙상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해설 활동을 간간이 하고 있지만, 당분간은 학업이 주가 될 것 같다. 아울러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볼 생각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은퇴식에서 조해리는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환한 미소를 보냈다. 팬들도 그를 향해 ‘조해리’ 이름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어 보이며 화답했다. 조해리의 23년 선수 생활은 그렇게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었다.

박종민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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