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 최한은(23)씨는 최근 이마트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오래 전부터 가수 슈퍼주니어의 팬이었는데, 슈퍼주니어 이름이 적힌 라면, 팝콘 등이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 씨는 "호기심에 라면을 집어들었다"며 "라면 외에도 슈퍼주니어, 엑소, 샤이니 등 SM 소속 가수들의 이름이 적힌 비타민, 탄산수 등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고 말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의 PB 상품 전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그 경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저마다 상품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PB(Private Brand) 상품을 강화하며 고객 모으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PB 상품은 덩치 큰 유통업체들이 마케팅, 광고비를 줄여 싼 가격에 내놓은 자체 브랜드 제품을 의미한다. 제조업체와 협업해 독자적으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일반 제조업체 브랜드(National Brand)에 비해 20~30% 정도 저렴하다.
■ 이마트, SM과 손잡고 매출 '쑥'
이마트가 가수 이름을 달고 출시한 상품들이 스타 마케팅에 힘입어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엑소(EXO) 손짜장' 등 이마트가 SM엔터테인먼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선보인 자체브랜드 상품은 지난달 3일 출시 이후 이달 3일까지 한 달여간 총 64만개 이상 팔려 총 8억5,0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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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소 손짜장 (사진=이마트)
이 제품들은 기존 PB 제품에 SM 소속 가수들의 이름을 붙여 출시한 것들이다. 내용물은 기존 제품과 같은데도 협업 이전과 비교해 매출이 평균 190.5% 상승했다. 이 기간 매출 1위는 판매액이 3배(201.7%) 뛴 '엑소 볶음짜장면'(1억8,400만원)이었으며 '슈퍼주니어 하바네로 라면'(8,200만원)이 2위였다. 두 제품 모두 봉지라면이며 용기면인 '엑소 손짜장'(6,100만원)은 매출이 324.7% 급증했다. 협업 상품이 호응을 얻자 이마트는 지난달 31일 '소녀시대 유산균' '샤이니 볶음고추장' '동방신기 홍삼정' 등 23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이런 이색적인 상품보다 먼저 이마트의 PB브랜드를 알린 것은 가성비가 좋아 입소문을 탄 '노브랜드'다. 상품 본질의 기능만 남기고 포장 디자인과 이름을 없애 가격 하나만큼은 경쟁력을 지닌 상품들이다. 이렇게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해 상품원가를 낮추고 판매가격을 최대 67%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마트의 프리미엄 식품 자체브랜드인 '피코크'도 입소문을 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피코크 냉동냉장 간편가정식은 지난해 500여개 상품이 출시됐으며 올해에는 1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현재 200여개 제품을 갖추고 있으며 2020년까지 1,000여 가지 상품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신선식품을 제외한 PB 매출 비중은 20.4%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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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동방신기 아몬드카라멜팝콘, 슈퍼주니어 씨 솔트 카라멜팝콘, 소녀시대 치즈카라멜 믹스 팝콘 (사진=이마트)
■ 롯데마트, 7개 브랜드로 통합된 PB 상품
롯데마트도 최근 적극적으로 PB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2003년 선보인 첫 PB 브랜드 '와이즐렉(WISELECT)'을 2011년 '초이스엘(CHOICE L)'로 전면 교체하고 현재 1만3,000여개의 PB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일반 브랜드(NB)상품과 동급인 상품은 'CHOICE L(초이스엘)', 프리미엄급은 'PRIME L(프라임엘)',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한 상품은 'SAVE L(세이브엘)', 유기농 PB는 'BIO L(바이오엘)', 생활용품 PB는 'LIVING L(리빙엘)'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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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는 지난해 11월 프리미엄 라인의 프라임엘 원두커피 10종과 초이스엘 원두커피 18종의 원두커피 28종을 출시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마트는 초이스엘 상표를 4가지 색(블랙·그린·레드·블루)으로 새단장해 이르면 상반기 중 적용할 계획이다. 고급형 PB 상품엔 초이스엘 블랙 상표를 붙여 전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엔 식품·미용 전문 PB 브랜드 '해빗(Hav′eat)'을 론칭해 PB 상품 250여가지를 출시했다. 3년 이상 유기농 재배한 대추방울 토마토, 유기농 인증을 받은 반찬용 김 등 프리미엄급 식품을 내세웠다. 롯데마트는 올해 말까지 전체 해빗 매장 수를 40여개로 늘릴 예정이다.
2010년 선보인 '통큰' 브랜드도 여전한 인기 상품이다. 롯데마트는 무조건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는 행사상품이 아닌 상품 기획단계에서부터 파격적인 가격으로 지속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개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통큰 김치' '통큰 아몬드' '통큰 블록' 등 지금까지 다양한 상품을 선보여 현재 총 100여개 상품이 판매 중이다. 지난해 기준 롯데마트 PB 상품의 매출 비중은 26%로 집계됐다.
■ 홈플러스, Good-Better-Best로 구분되는 PB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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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플러스 PB '1A우유'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는 2001년 PB상품을 런칭한 이래 현재까지 약 1만3,000여개에 달하는 아이템을 취급하고 있다. 상품 종류는 쌀, 계란, 후라이팬, 복사지, 세제 등과 같은 생필품을 비롯해 패션의류, 잡화, 소형가전 등으로 다양하며, 전체 매출액 중 PB상품 매출비중은 현재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 PB는 의류를 포함해 6개 브랜드가 있다. 대표 브랜드로는 1인 간편식 브랜드 '싱글스 프라이드(Single's Pride)'와 의류 브랜드 'F2F', 일반 상품군에는 'Finest', '홈플러스', 'Basics', 친환경·웰빙제품 브랜드인 '웰빙플러스' 등이 있다.
의류를 제외한 홈플러스 PB 상품은 Good-Better-Best 세 가지 라인에 따라 구별된다. Good 라인에 해당하는 'Basics 상품'은 동종업계 최저가격을 지향하는 상품이며, Better 라인인 '홈플러스' 상품은 품질은 NB(일반 제조업체 판매제품) 1등 상품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되 가격은 20% 가까이 저렴한 상품이다. 2005년부터 선보인 Best 라인은 'Finest'으로 NB보다 더 우수한 품질을 지향하는 프리미엄급 PB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 식품과 1인 간편식, 의류를 중심으로 PB 상품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자체 개발한 PB 상품의 품질을 고객에게 평가 받기 위해 영등포점에 '고객가치창조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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