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쉬즈곤’으로 국내에도 친숙한 록밴드 스틸하트의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52)가 5일 자정에 한국어로 된 노래 ‘죽을 만큼 니가 보고파서’를 멜론 등 온라인 음원 사이트에 공개한다. 지난 2월 MBC ‘복면가왕’에서 임재범의 ‘고해’ 등을 한국어로 불러 화제가 된 적은 있지만, 밀젠코가 한국어로 된 신곡을 국내에 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 활동을 예고(본보 3월 1일자 22면▶한국서 새 인생 맞는 ‘쉬즈 곤’의 남자)한 밀젠코는 이번 신곡 발표를 계기로 본격적인 국내 가수 활동에 나선다.
푸른 눈의 외국인 가수에게 역시 한국어 녹음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5일 마티예비치 소속사 관계자에 따르면 마티예비치는 단 한 곡 녹음을 위해 3월 넷째 주부터 이달 5일까지 약 일주일을 녹음실에서 노래를 부르고 또 불렀다. 가수들이 한 곡 녹음할 때 걸리는 시간이 평균 2~3시간이다. 이를 고려하면 마티예비치는 다른 가수들이 10곡이 넘는 앨범 수록곡 전체를 녹음할 시간을 한 곡 녹음에 투자한 셈이다. 익숙지 않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다 보니 곡의 느낌이 제대로 살 지 않은 탓이 컸다.
마티예비치의 녹음 작업을 옆에서 지켜 본 한 관계자는 “마티예비치가 자신이 부른 한국어 노래에 만족을 못해 계속 다시 부르기를 반복하다 목소리가 안 나와 지난주 토요일(2일)에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은 뒤 다시 녹음실에 와 녹음을 했다”고 작업 뒷얘기를 들려줬다. 마티예비치는 5일 오전 2시에 SBS 러브FM ‘김태욱의 기분 좋은 밤’ 방송을 마친 뒤 다시 녹음실로 와 이날 오전 8시까지 노래를 부른 뒤 최종 녹음파일을 소속사에 넘겼다. 이날 자정에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공개될 노래 일부를 미리 들어보니 밀젠코는 ‘흩날리네’ 같은 외국인에게는 어려울 법한 한국어도 큰 무리 없이 소화했다. 밀젠코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곡의 애절함을 더했다.
마티예비치가 한국어로 부른 ‘죽을만큼 니가 보고파서’는 그의 한국 소속사 배드보스컴퍼니의 조재윤 대표와 작곡가 알고보니 혼수상태(김경범)가 공동 작사·작곡했다. 스틸하트의 기타리스트 유로스 라스코프스키와 드러머 마이크 험버트도 미국에서 곡 연주 녹음을 해 마티예비치의 한국어 신곡 발표를 도왔다. ‘죽을 만큼 니가 보고파서’는 연인과의 이별에 대한 슬픔을 노래한 가사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가 얹혀져 서정을 더하는 록발라드 장르의 곡이다.
마티예비치의 이번 한국어 녹음 작업은 “한국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서 시작됐다. 마티예비치와 드라마 O.S.T 작업 등을 함께 한 이성권 더하기미디어 대표는 “곡을 제작하는 입장에서 외국 가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며 “그런데 워낙 마티예비치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그가 한국어로 신곡을 낸 배경을 설명했다. 조재윤 대표는 “마티예비치가 앞으로 다양한 음악 방송을 통해 한국어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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