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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세가 만만치 않다

입력
2016.04.0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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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세돌

흑 알파고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7> 이세돌이 드디어 상변에 침입했다. 승부수다. 흑의 대응이 쉽지 않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응수는 <참고1도> 1로 귀를 지키면서 백돌의 근거를 없애는 것이지만 2, 3을 교환한 다음 4로 붙이기만 해도 수습이 별로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제2국에서 이미 여러 차례 참신한 착수를 선보였던 알파고가 이 장면에서 또 한 번 놀라운 수를 뒀다. △에 대해 직접적인 응수를 피하고 1로 슬쩍 딴전을 부린 것이다. 좌변을 은근히 압박하면서 상변 전체를 노리는 이른바 기대기 전술이다.

흑이 이렇게 크게 둘러싸면 백도 이제는 전체를 다 살려야 한다. 이세돌은 2, 4로 가장 간명한 길을 택했다. 물론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본 것이지만 당시 관전자들 사이에서는 <참고2도>처럼 패 모양을 만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실제로 패싸움이 벌어지면 인공지능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패감 공방을 벌일지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알파고가 5로 좌변을 한 번 더 눌러간 게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침착한 선택이다. 일단 집으로 적잖이 손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6부터 10까지 먼저 자기 말을 튼튼하게 만든 다음 백돌을 다 잡으러 가려나 했는데 실은 그것도 아니었다. 11부터 19까지 가장 알기 쉽게 처리해서 백돌을 선선히 살려주고 대신 상변을 고스란히 집으로 굳혔다. 이제는 형세가 만만치 않게 됐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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