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 안보체제의 견고함을 다시 확인했다. ‘나토 무용론’을 제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대응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 백악관에서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대책, 유럽 난민위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나토는 앞으로도 서방 안보체제와 미국 안보정책의 핵심축이자 주춧돌로서 계속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슈톨텐베르크 총장 역시 “테러가 브뤼셀에서 (미 캘리포니아의) 샌버너디노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서방 국가들에 있어) 나토는 이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슈톨텐베르크 사무총장은 지난달 발생한 벨기에 브뤼셀 테러 대책 등을 논의하며 이와 같은 발언을 했다.
이번 회동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서방 안보체제의 중심축인 나토 무용론을 제기하는 등 나토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쏟아낸 뒤 이뤄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슈톨텐베르크 총장은 이날 만남에서 트럼프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나토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트럼프를 우회해 비판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달 25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토는 한물간 기구다”, “경제적으로도 미국에 불공평하다”고 비판하면서 새로운 대테러 조직을 만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과 슈톨텐베르크 총장은 시리아 내전에 따른 난민 위기와 러시아가 개입된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난민 위기에 대해 “난민들은 목숨을 건 위험한 여행을 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정책은 인간적이고 사려 깊은 것이어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의 적극적인 난민 수용을 촉구했다.
김정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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