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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은닉처 제공해 이혼소송에 영향력 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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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은닉처 제공해 이혼소송에 영향력 끼쳐

입력
2016.04.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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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색 폰세카는 범법자들은 물론 이혼하는 갑부들이 위자료를 적게 낼 수 있도록 재산 은닉을 도와주는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세계 금융 질서를 훼손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파나마 페이퍼’를 공개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홈페이지에 따르면 프랑스 축구구단 AS모나코의 구단주이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억만장자 드미트리 리볼로프레프도 모색 폰세카의 고객이었다. 그는 2008년 전처 엘레나 리볼로프레프와 이혼 소송 당시 거액의 위자료를 피하기 위해 사전에 모색 폰세카가 주선한 페이퍼컴퍼니를 조세 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설립했다.

리볼로프레프의 주문에 따라 모색 폰세카가 설립한 ‘시트란스 파이낸스(Xitrance Finance)’라는 유령회사는 곧바로 리볼로프레프가 스위스 자택에 소장 중이던 피카소, 고흐, 모네 등 유명 화가들의 작품 등 고가의 재산을 스위스와 사법공조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싱가포르와 런던으로 팔아넘겼다. 모색 폰세카가 각본을 쓴 재산은닉 작전에 따라 총재산을 128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했던 전처의 계산은 결국 어긋났고, 기대했던 위자료 60억 달러의 10분의 1에 불과한 5억 8,000만 달러(약6,700억원)을 챙기고 지난해 이혼에 합의했다. 모색 폰세카의 주도 면밀한 재산은닉이 억만장자의 이혼소송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2014년 이혼한 영국인 부부 니콜라 조이와 클리브 조이의 스토리에도 모색 폰세카가 주요한 배역으로 등장한다. 세 아이를 키우던 클리브 조이는 2011년 남편 니콜라 조이를 상대로 4,000만달러(약460억원)의 위자료를 청구하고 이혼을 요구했다. 런던의 저택 2채, 전세기, 카리브해 빌라 등 남편의 자산을 바탕으로 산정한 계산이었다. 그러나 남편은 해당 재산이 조세 회피처에 묶여있다고 주장하며 위자료 지급을 거부했다. 영국 법원은 해당 재산이 모색 폰세카가 주선한 유령회사 소유로 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했지만 최종 판결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모색 폰세카의 계략이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다. 리볼로프레프 커플의 이혼만큼 막대한 위자료 소송으로 유명했던 영국 가수 미셸 영과 러시아 신흥재벌 남편인 스콧 영의 2013년 이혼 소송 재판에도 모색 폰세카의 재산은닉 작전이 개입되어 있었다. ICIJ에 따르면 무일푼이라 위자료를 줄 수 없다고 주장했던 스콧 영은 이혼 소송에 앞서 수년 전부터 모색 폰세카의 도움을 받아 버진 아일랜드와 모나코에 재산을 숨겨왔다. 결국 7년 동안 전 남편의 재산을 추적한 미셸 영의 끈질긴 노력 끝에 영국 법원은 3,200만 달러(약 370억원)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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