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돌 출시 등 시장 개척ㆍ특화
‘잇몸의 날’ 정해 건강 캠페인도
우리 국민이 지난해 잇몸병 진료비로 쓴 돈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2012년 5,000억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2배로 늘었다. 동국제약은 30여 년 전부터 잇몸병을 비롯한 구강질환 의약품에 집중해온 토종 제약사다.
1978년 출시된 인사돌은 처음에는 프랑스 제약사 소팜의 제품을 수입해 판매한 것이다. 그러나 이후 기술을 이전 받아 원료 합성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사실 1970년대 잇몸이 아프다고 이를 병으로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약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잇몸약을 처음 내놓아 국내 구강질환 의약품 시장을 개척했다”고 말했다.
이후 동국제약은 구강질환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하는 게 국내 토종기업이 대형 다국적 제약사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다. 동국제약은 1995년 잇몸병이 생긴 부위에 직접 주입하는 형태의 신개념 항생제를 서울대 치대와 공동 개발했다. 2014년엔 인사돌에 염증을 억제하는 기능의 후박추출물을 추가한 인사돌 플러스를 선보였다. 올초엔 잇몸 강화와 염증 예방에 도움이 치약도 발매했다.
동국제약은 전문의들과 함께 구강질환이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메디슨’에 실린 김영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치과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잇몸병의 하나인 치주염을 앓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골다공증과 협심증, 류마티스성 관절염에 걸릴 위험이 각각 1.21배, 1.18배, 1.17배 높다. 성기능장애 위험은 1.5배로 연관성이 더 높았다. 주지현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입 속 세균이 분비하는 물질이 혈관을 통해 전달돼 류마티스 관절염을 악화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잇몸병을 큰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 방치할 경우 다양한 전신질환 발병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
동국제약은 매년 3월 24일을 ‘잇몸의 날’로 정하고 구강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2009년부터 대한치주과학회와 함께 진행해 왔다.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 시술을 받아도 3개월 정도 지나면 치주균 같은 입 속 세균이 다시 활성화하기 때문에 정기검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착안, ‘3개월마다 이(2)를 사(4)랑하자’는 의미로 이 날을 택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최근 임플란트 시술 환자가 늘면서 잇몸 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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