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ㆍ인천항 중심 집중 단속
관광객 증가로 불법 행위도 급증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서 홍콩 관광객 18명을 항공사 발권 창구로 안내하던 김모(43)씨가 경찰에 적발됐다. 앞서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50분쯤 인천공항 1층 입국장에선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 25명을 인솔하던 이모(51)씨가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서울의 여행사에서 고용한 무자격 가이드였다.
관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지 않은 무자격 관광통역안내사들이 인천공항 등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엔화 약세 영향으로 발길이 끊겼던 외국인 관광객이 다시 증가하자 돈벌이에 급급한 여행사들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4일 인천경찰청 관광경찰대에 따르면 3월 한달 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인천공항, 인천항 등을 중심으로 불법행위를 단속한 결과 여행사가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한 사례 69건을 적발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14건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다.
무자격 가이드 19명을 고용, 인천공항 주변 면세판매장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안내해온 서울 소재 여행사 3곳도 적발돼 관할 구청에 행정 통보됐다.
관광진흥법은 외국인 관광객의 안내는 관광통역안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맡기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100만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무자격 가이드는 잘못된 관광 해설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역사, 문화 등과 관련된 틀린 정보를 전달하는 등 부작용을 야기해 한국 재방문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163만명으로 메르스 사태 등이 있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3% 증가했다. 하지만 중국인의 한국 재방문율은 2011년 30%대에서 2014년 20% 떨어진 뒤로 계속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광버스 불법 구조 변경 등(45건) ▦택시ㆍ콜밴 호객 행위와 부당 요금 부과 등(29건) ▦가이드 자격증 미패용 등(54건)도 적발했다.
중국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서울시내 식당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무더기 적발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중국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음식점과 패스트푸드 판매업소 등 159곳을 점검한 결과 모두 15곳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고 4일 밝혔다.
일반음식점으로 영업신고 된 ‘중국관광객 식당’은 단체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와 계약을 통해 불규칙적으로 운영되고 별도의 신고 규정이 없다. 이러다 보니 일부 종사가는 건강 진단을 소홀히 하고, 위생에 취약해 식중독 등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늘 제기돼왔다.
실제로 서울시가 자치구 자체 점검 시 파악된 업소와 단체 관광객을 수송하는 관광버스가 주로 주차하는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영업주와 종사자의 건강진단 미필이 9건이나 적발됐다. 또 무표시 제품 사용 2건, 위생적 취급기준 위반(도마 등 청소불량) 1건, 위생모 미착용 1건 등이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관광 관련 불법행위는 외국인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떨어뜨린다”며 “무자격 가이드 등에 대한 단속을 연중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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