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사진=연합뉴스
산 넘어 산이다. 삼성을 덮친 도박 파문이 사그라들 줄 모른다. 윤성환(35)과 안지만(33)이 1군에 합류하며 문제는 더 커졌다.
삼성은 지난 3일 안지만을 1군에 등록시켰다. 윤성환은 오는 6일 수원 kt 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 넣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중순 이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를 받고 있단 사실이 보도된 이후 줄곧 공식 석상에 나서지 않았던 이들은 지난 3일 취재진 앞에서 공식 사과 멘트를 했다. 윤성환은 "야구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 앞으로 야구에만 전념해 팬들께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고 사과했고, 안지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삼성은 물론 국내 무대에서도 손꼽히는 정상급 투수였던 이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연루됐다는 사실 만으로도 팬들은 상처를 입은 상황이다. 하지만 윤성환과 안지만은 그간의 긴 침묵을 깨고 단 두 문장으로 사과를 했다. 아직 수사 중에 있는 만큼 관련 사항에 대해 언급을 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해도 너무나 간단했던 이들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후폭풍은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삼성으로서는 이들을 1군에 합류시키기로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의 비난을 감수할 각오는 했을 터다. 이미 지난달 시범경기 기간 중 류중일 삼성 감독이 이들의 1군 합류 가능성을 내비치고도, 곧바로 결단을 내리지 못한 데는 팬들의 비난을 의식한 탓이 컸다. 하지만 5개월이 넘도록 수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데다 지난 달에는 이상원 서울지방경찰청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참고인 기소 중지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삼성은 윤성환과 안지만을 1군에 불러 올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이들의 사과로 인해 오히려 더 뜨거워진 비난 여론이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삼성이 넘어야할 산은 앞으로도 많다. 윤성환은 선발 투수를 맡고, 안지만은 마무리로 나설 예정이다. 팀의 성적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 보직들이다. 하지만 1군 경기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계속될 팬들의 야유를 각오해야 한다. 류중일 감독은 "야유 등 두 투수에게 어려운 일이 생길 것이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지만, 팀 전체가 받을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팬들의 비난이 계속된다면 팀 분위기도 다운될 수밖에 없다. 혐의가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혐의를 완전히 벗은 것도 아닌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경찰 수사 발표를 계속 신경 쓰고 있어야 한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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