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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골퍼' 허먼의 인생을 바꾼 트럼프의 촌철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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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골퍼' 허먼의 인생을 바꾼 트럼프의 촌철살인

입력
2016.04.0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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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짐 허먼/사진=연합뉴스

무명 골퍼 짐 허먼(39ㆍ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허먼은 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 골프클럽(파72·7,442야드)에서 끝난 PGA 투어 셸 휴스턴 오픈(총상금 680만 달러ㆍ약 78억원)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전통의 강자 헨릭 스텐손(40ㆍ스웨덴ㆍ14언더파 274타)의 맹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PGA에서는 106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122만4,000달러(약 14억1,000만원)보다 기쁜 것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의 나라 얘기였던 꿈의 마스터스(4월8일 개막) 출전권 획득이다.

허먼의 우승에 대해 미국 지상파 FOX 스포츠는 "낯선 이야기가 절정에 도달했다"며 "허먼이야말로 PGA 투어 선수 중 가장 흥미로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 신시내티주 오하이오에서 태어난 허먼은 고등학교 때서야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만 34살 때 풀타임 PGA 투어 출전권을 획득했고 만 38세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는 등 모든 것이 남들보다 한참이 늦은 골퍼다.

뒤늦게 골프에 재미를 붙인 허먼은 신시내티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골프를 쳤고 만 27세이던 2000년 마침내 프로가 된다. 꿈에 그리던 프로골퍼가 됐지만 벌이는 신통치 않았다. 허먼은 지역의 소규모 투어에서 활동하는 떠돌이 골퍼로 몇 년간을 고생했다. 이 시기 수입이 거의 없어 골프장 클럽 프로로 일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야 했다.

그는 2008년에 이르러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현 웹닷컴투어)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10년 2부 투어에서 한 차례 우승한 것을 발판 삼아 프로 데뷔 후 10년이 지난 2011년 PGA 투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105개 대회에서 10위 안에 든 게 고작 5번에 불과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해 4월 취리히 클래식 공동 4위였다. 세계랭킹 191위이던 허먼이 조던 스피스(23ㆍ미국) 등이 출전한 셸 휴스턴 오픈을 우승하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감격에 겨운 허먼은 우승 소감을 묻자 "이게 가능할 거라곤 결코 생각지 못했다"면서도 "눈물을 흘려서 미안하지만 나는 지금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했다.

허먼의 인생 역전 이야기가 주목을 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70)와 인연 때문이다. FOX 스포츠는 허먼이 트럼프의 골프 친구라고 소개했다. FOX 스포츠에 따르면 사실 허먼은 떠돌이 골퍼 생활에 지쳐 20대 후반쯤 이미 한 번 PGA 투어의 꿈을 포기했다. 그런데 트럼프로부터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도전해보라는 말을 듣곤 자신감을 얻어 끝내 PGA 투어 전향에 성공했다.

2006년 허먼이 수습 프로로 뉴저지의 트럼프 코스 베드민스터에서 일하고 있을 때 우연히 트럼프와 골프를 친 것이 전환점이 됐다. 트럼프는 허먼을 보고는 "내 골프 클럽에서 셔츠나 접고 골프나 가르치고 있는 거냐"며 "나는 PGA 투어 선수들과 많이 라운딩을 해봤는데 너는 그들만큼이나 실력이 훌륭하다"고 다그쳤다. 허먼은 "정신적으로 뭔가 자극이 왔던 순간"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부터 허먼은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트럼프' 로고가 박힌 셔츠를 입었고 마침내 우승으로 화답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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