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2011년 이후 5년 만에 국제축구연맹(FIFA) 심장부로 진입할 전망이다.
정몽규(54) 대한축구협회장이 FIFA 평의회 위원 후보로 추대됐다. 한국을 비롯해 북한, 중국, 일본 등 10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이 정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천했다.
FIFA 평의회는 과거 ‘부패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집행위원회가 폐지되고 새로 구성되는 기구다. 기존 집행위원 24명 외에 13명을 새로 선출해 총 37명으로 구성한다. 37명 중 아시아 몫은 7명인데 현재 아시아에서 4명이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3명이 추가된다. 여성 몫 한 자리를 뺀 두 자리 중 하나에 정 회장이 도전장을 냈다. 선거는 9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총회에서 열린다.
평의회가 과거 집행위보다 권한이 축소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막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회장이 평의회 위원이 되면 2011년 1월, FIFA 부회장 선거에 낙선한 정몽준(65)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이후 한국인으로는 5년 만에 FIFA 의결기구에 참여한다. 정 회장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4월 집행위 선거에서 떨어진 뒤 두 번째 도전 만에 FIFA 원내 진입의 꿈을 이룬다. 한국 축구 외교력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의 연대가 결정적이었다.
대한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여성 몫을 제외한 두 자리 중 한 자리를 중동, 나머지를 동아시아에 배분할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동아시아 몫으로 정 회장이 사실상 단독 입후보한 셈이라 당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정 회장이 동아시아 회원국들과 꾸준히 스킨십하며 신망을 얻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일본은 이미 작년 4월 선거에서 FIFA 집행위원 하나를 확보했다. 과거에는 한일 양국이 집행위원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였지만 이번에는 느긋한 일본이 한국을 지지하게 된 것이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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