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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맑은 물 흐르는 4월 걷기 좋은 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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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고 맑은 물 흐르는 4월 걷기 좋은 여행길

입력
2016.04.0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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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산자락길. 한국관광공사 제공

꽃 화사하고 신록 곱다. 봄은 이런 계절이다. 그냥 걷기만 해도 몸 맑아지고 마음 깨끗해지는 절기. 싱싱한 꽃과 나무가 반기고 맑은 물 정겹게 흐르는, 걷기 좋은 길 팔도에 참 많다. 경사 완만하고 거친 장애물 없어 유모차 밀며 걸어도 부담 없을 코스를 한국관광공사가 4월 걷기 좋은 여행길로 추천했다.

■ 개나리ㆍ벚꽃 화사한 수도권 가볼만한 길

서울 서대문구에 안산(鞍山)이 있다. 이곳 둘레를 따라 조성된 '안산자락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조성된 무장애순환탐방로다. 걷기를 방해할만한 특별한 장애물이 없는 길이란 의미다. 게다가 평균 경사율이 9% 이내에 불과할 만큼 길도 판판하다. 이러니 아이 손잡고, 유모차 밀며, 연인끼리 사랑 속삭이며 쉬엄쉬엄 걷기 딱 좋다. 이맘때면 길 주변으로 벚꽃도 활짝 피니 풍경 더 예쁘다. 한성과학고에서 시작해 안산천약수터, 무악정, 연흥약수터 부근, 시범아파트 철거지를 거쳐 다시 한성과학고로 이어지는 길은 약 7km로 2시간 30분쯤 걸린다.

'남산순환나들길'도 쉽고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남산 자락을 따라 남산케이블카탑승장 부근에서 시작해 국립극장까지 연결되는 북측순환로를 따라 걷는 길이다. 경사가 완만해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임산부 등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이 길은 점자유도블록과 점자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어 평소 시각장애인들이 즐겨 이용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풍경 아름답지만 봄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있어 분위기 더 화사하다. 3.4km 길이로 1시간이면 완주 가능하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공룡알 화석산지 탐방로를 주목할 만하다. 한때 갯벌이었던 곳에 풀과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풍경이 마치 아프리카의 광활한 초원 같다. 이 사이로 나무로 잘 만든 1.5km의 데크가 지난다. 길을 걸으면 공룡알 화석도 볼 수 있고 갯벌의 변화 과정과 다양한 생물들도 구경할 수 있다. 걷기도 좋고 아이와 함께 현장학습 할 수 있는 장소로도 그만이다. 40분이면 완주할 수 있다. 길 들머리 방문자센터에서는 공룡을 주제로 한 3D영상을 볼 수 있고 공룡 관련 다양한 전시물을 만날 수 있다.

▲ 제주올레 휠체어구간. 한국관광공사 제공

■ 바다 따라 가는 시원한 봄길

몸에 장애가 있는 이들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풍경 예쁜 길이 지방에도 많다.

대전과 충북 청원에 걸쳐 있는 '대청호오백리길'의 21구간 '대청로하스길'은 봄볕 받아 곱게 반짝이는 금강을 바라보며 걷는 길이다. 이른 아침 왕버들나무 군락지와 어우러져 물안개 피어 오르는 풍경이 아름다워 현지인들도 아침 산책 코스로 즐겨 찾는다. 대청호 보조댐(조정지댐)에서 대청댐까지 이어진 약 5km의 길로 1시간쯤 걸린다.

울산에는 태화강을 따라 '태화강 100리길'이 관통한다. 한 때 '죽음의 강'으로 불리던 태화강은 시민들과 지자체의 노력으로 최근 '생명의 강'으로 되살아났다. 태화강 100리길 가운데 명촌교부터 태화강 생태관까지 이어지는 1코스는 경사가 거의 없어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다. 대숲 우거진 '십리대숲길'도 지난다.

강원도 속초에 있는 '해파랑길' 가운데 45코스는 속초의 명소를 두루 볼 수 있는 길이다. 멀리 설악산을 바라보며 바다를 지나고 청초호, 영랑호 등 예쁜 호수도 지나다. 신라 화랑이었던 영랑이 금강산 수련을 다녀오다 경치에 반해 세상사를 잊고 눌러앉았다는 영랑호 호반 산책로(약 8km)도 풍경 곱고 걷기 편한 코스다.

충남 태안의 태안해변길 5코스 '노을길'은 이름처럼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는 바닷길이다. 백사장항에서 시작해 꽃지해변까지 약 12km의 길이 이어진다. 이 가운데 삼봉해변에서 기지포까지 구간은 무장애탐방로다. 길이 끝나는 꽃지해변은 일몰 명소로 전국적으로 이름 날리는 곳이다.

제주도에는 '걷기 열풍'의 진원인 '올레'가 있다. 올레를 관리 운영하는 사단법인 올레는 기존 올레 코스 가운데 전동휠체어도 쉽게 다닐 수 있는 10개 구간을 선정해 이른바 제주올레 휠체어구간을 조성했다. 그 만큼 걷기 편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휠체어구간 12코스는 천연자연보호구역으로 차량 통행이 금지 돼 위험 없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 주왕계곡. 한국관광공사 제공

■ 신록 화사한 계곡길

신록 곱고 맑은 물소리 들을 수 있는 청량한 계곡길 중에서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곳들이 많다.

경북 청송군에 있는 주왕산탐방로 주왕계곡코스 중에는 약 2km의 무장애탐방구간이 조성돼 있다. 편도 1시간 거리다. 기암괴석 유명하기로 이름난 주왕산인 만큼 길 주변으로 멋진 바위들과 병풍절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경남 합천의 가야산 홍류동 계곡을 따라 가는 '가야산소리길' 중에도 무장애탐방구간이 있다. 신라 말 대학자 고운 최치원이 반했다는 홍류동 계곡은 가을이면 계곡 물까지 붉게 보일 정도로 단풍이 붉고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신록 화사한 봄철에 청량함도 이에 못지 않다. 특히 길상암에서 해인사에 이르는 구간은 소리길 가운데 풍경 가장 빼어난 곳인데 이 구간에도 황토포장, 목재데크가 설치 돼 있어 휠체어가 쉽게 이동할 수 있을 만큼 길이 편하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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