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은 4월의 문화재로 1,700여년 전부터 사용되어온 농기구‘살포’를 선정, 전시한다고 4일 밝혔다.
살포는 논의 물꼬를 트거나 막을 때, 뜬 모를 관리할 때 쓰던 농기구이다. 손바닥만한 작고 가는 날에 2~3m가량의 나무로 된 긴 자루가 달린 형태이다. 지역에 따라 삽가래ㆍ살보(전남), 삽갱이ㆍ살피(경북), 논물광이ㆍ논물관리(강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고고학적으로 살포는 천안 용원리, 공주 수촌리, 금산 수당리 고분군 등 주로 4~5세기 백제의 수장급 무덤 부장품으로 확인되고 있다. 실제 농기구로 사용했다기 보다는 농사를 장악하고 통치하는 상징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고 시립박물관은 설명했다.
조선시대에도 임금이 퇴직하는 관료나 나이든 농부에게 선물로 살포를 하사하였으며, 근년까지도 농기구보다는 농사를 감독하는 자가 지니는 지팡이 겸용으로 사용되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전시되는 살포는 실제 1920년대 유성지역에서 농사가 시작되는 계절에 상징적인 의미에서 논의 물꼬를 틀 때 사용된 것이다. 전시는 시립박물관 상설전시실에서 이달말까지 진행된다.
박물관 관계자는 “본격적인 농사의 계절을 앞두고 박물관을 찾아 농기구이면서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던 귀중한 유물을 만나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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