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관악경찰서는 4일 경찰서 복도에서 경찰관에게 염산을 뿌려 화상을 입힌 전모(37ㆍ여)씨를 특수공무방해치상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45분쯤 경찰서 3층 복도에서 전씨가 사이버수사팀 박모(44)경사에게 염산을 뿌렸다. 얼굴 3분의 2 정도에 이 액체를 맞은 박 경사는 3도 화상을 입고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전씨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다른 경찰관 3명도 이 액체를 몸에 맞았으나 피해는 경미한 수준으로 치료 후 복귀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전씨는 2013년 9월 사이버수사팀에 전 남자친구를 고소했으나 각하 처분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헤어진 남자친구가 찾아오고 문자를 보내 불안하다는 전씨의 주장으로는 피고소인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전씨는 이 사건 담당자로 박 경사를 처음 알게 됐고 박 경사가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자 지속적으로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박 경사를 찾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나 올해 2월 전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 아래층 유리창을 깬 용의자로 특정됐다. 경찰의 출석 요구에 계속 불응하던 전씨는 이 사건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박 경사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며 보온물병에 염산을 담아 경찰서를 찾았다. 이날 오전 사이버수사팀에 들어가 욕설을 한 전씨는 경찰관들이 제지하는 과정에서 염산을 뿌렸고 과도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전씨의 정신병력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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