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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변이 승부처다

입력
2016.04.0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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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이세돌

흑 알파고

참고1도
참고1도
참고2도
참고2도

<장면 6> 이세돌은 5번기가 끝난 후 한 인터뷰에서 “1국을 놓친 뒤 많은 상념이 떠올랐다. ‘통념을 벗어난 이상한 수’와 ‘정상급 수준의 수’를 번갈아 두는 알파고의 실체를 쉽사리 파악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수를 ‘나쁜 수’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알파고가 매 수마다 승리 확률을 계산해 착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나름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2국에서는 무척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차분히 반면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알파고는 비세를 느끼고 이곳 저곳 바쁘게 움직였다. 중앙 흑돌이 불안한 상태지만 그냥 방치한 채 계속 딴 곳을 두다가 결국 11로 상변을 지켜서 일단 실리의 균형을 맞췄다. 당시 대부분의 TV해설자들이 “아직은 백이 크게 우세하다.”며 ‘애국적’인 해설을 했지만 사실 냉정하게 살펴보면 그리 큰 차이가 아니다. 상변이 모두 흑집으로 굳어지면 충분히 역전도 가능하다.

12는 두터운 자리다. 반대로 <참고1도>처럼 되면 단박에 중앙이 시커매진다. 한데 14, 16이 조금 느슨했다. 다음에 A의 침입을 노리는 대단히 큰 자리지만 지금은 <참고2도>처럼 중앙 흑돌을 공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변 침입 찬스를 노렸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반대로 흑이 먼저 17을 둔 후에 다시 18로 공격했지만 21까지 실전 진행이 백에게 꼭 이득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드디어 이세돌이 24로 상변에 침입했다. 여기가 이 바둑의 승부처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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