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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드나, 내수가 꿈틀댄다

입력
2016.04.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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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지난 달 31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지난 달 31일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 1분기 매출 호조세

기업경기전망지수 10P 상승

석유ㆍ철강 등 원자재 값도 반등

“아직은 섣부른 낙관” 반론도

3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6층의 한 의류매장. 촉촉한 봄비가 내렸지만 매장 안은 4,5명의 가족 단위로 보이는 손님들로 붐볐다. 이들은 3,4개의 옷을 집어 든 채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 기다렸다. 매장 직원은 “지난해와 달리 한 번에 100만원 안팎의 계산을 하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고액 구매시 지급되는 상품권 등을 받을 수 있는 8층 사은품 코너도 사람들로 북적이긴 마찬가지였다.

소비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먼저 백화점 업계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침체됐던 경기가 바닥을 찍으며 경기에도 봄이 오는 것 아니냔 기대가 커지고 있다.

3일 롯데와 현대, 신세계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따르면 1분기 각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4.2% 증가했다. 2014년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0~0.4% 증가세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이사철과 혼수철을 맞아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제품의 판매가 늘었고 의류용품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분위기가 확실하게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1분기 매출 호조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시작된 봄 정기세일 이후 2일까지 백화점 3사의 매출은 지난해 봄 정기세일 3일간과 비교할 때 8%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경기 회복 징후는 기업경기전망지수(BSI)에서도 엿볼 수 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400여개 제조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분기 BSI 조사’ 에 따르면 전국 BSI가 91을 기록, 전 분기 대비 10포인트나 상승했다. BSI 수치가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에 경기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제주 강원 충북 광주 등은 BSI가 100을 훌쩍 넘어섰다. 대한상의는 석유와 철강 등 원자재 값이 올해 들어 바닥을 찍고 상승 전환한 것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끌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최근 5년간 추락세가 이어졌던 철강재 가격은 올 들어 눈에 띄게 반등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톤당 296달러까지 떨어졌던 중국 열연강판 가격은 최근 330달러선까지 회복됐다. 지난달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국내 철강 제품가의 기준이 되는 판재류 가격을 연초보다 6~8% 가량 올린 것도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배럴당 26달러대로 내려앉은 두바이유도 3월말엔 36달러선까지 돌파했다.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기를 보여주는 가늠자다.

그러나 경기 회복세를 논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기업들의 체감도도 대다수 지역에서 BSI 기준치인 100을 넘지 못한 데서 볼 수 있듯 아직 춥다. 전수봉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은 “국제적으로 경기 회복 실마리가 보이고 있지만 세계 교역량 감소와 내수 부진 우려는 여전하다”며 “회복세를 이어가려면 내수 활성화와 신산업 규제철폐 등 적극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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