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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치1번지 野에 못 내줘” “김부겸 또 떨어뜨리면 못할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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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정치1번지 野에 못 내줘” “김부겸 또 떨어뜨리면 못할 짓”

입력
2016.04.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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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인물론으로 반전 노려

한 유권자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나란히 내걸린 김문수 김부겸 후보의 홍보 사진을 쳐다보고 있다. 대구=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2016-04-02(한국일보)
한 유권자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나란히 내걸린 김문수 김부겸 후보의 홍보 사진을 쳐다보고 있다. 대구=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2016-04-02(한국일보)

“대구도 이젠 바꿀 때가 됐다.” “대구 정치1번지를 야당에 내줄 수는 없다.”

총선 후보들의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 지난달 31일 오전 8시30분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는 빨간색 물결로 뒤덮였다. 출근길 수성갑 선거구민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김문수(64) 새누리당 후보는 “기호1번 김문수”라는 스피커 소리와 함께 손을 흔들고, 거수경례도 했다.

같은 시각 이곳에서 동쪽으로 1.6㎞ 떨어진 만촌네거리는 파란색 일색이었다. 김부겸(58)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구의 아들 딸들을 위해 일하겠습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트럭 위에서 환한 얼굴로 손을 흔들고 연신 머리를 숙였다. “김부겸이야, 김부겸이야, 기호2번 김부겸이야”라는 로고송에 맞춰 운동원들은 버스가 지나갈 때면 승객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손가락 두 개를 들어 흔들었다.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2016-04-02(한국일보)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가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2016-04-02(한국일보)

대구의 정치1번지를 넘어 전국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된 수성갑 선거구는 만나는 사람마다 총선을 화두로 얘기꽃을 피웠다. “김부겸 후보가 괜찮다”는 말은 공통적이었지만, 그 말 다음에 “그래서”로 이어지는 김부겸 지지파와 “그렇지만”으로 반전되는 새누리당 고수파들은 열띤 공방을 그칠 줄 몰랐다. 수성구 신매동의 한 70대 초반 할아버지는 “경기지사 재선한 김문수는 행정경험까지 갖췄으니 국회의원 감으로 딱”이라며 “TK의 자존심인 대구 수성갑을 야당한테 내주면 대구가 다 무너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김부겸은 국회의원 되더라도 당내에서 제대로 자리잡기 힘들고, 김문수는 당장 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라고 나름의 근거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김부겸을 찍어줘야 한다”는 동정론이 예전보다 늘어난 것은 분명해 보였다. 이미 2012년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김부겸 후보를 이번에마저 떨어뜨린다면 대구 사람이 못할 짓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황금동에 사는 여모(52ㆍ여)씨는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에게 표를 찍었지만, 이번 선거는 김부겸 후보는 물론 정당도 민주당에 투표하겠다”며 “포용성이 없는 이 정부 정책에 실망했고, 대구에서도 야당 의원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2016-04-02(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대구 수성구 만촌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2016-04-02(한국일보)

양강 구도로 굳어진 이후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부겸 후보가 줄곧 김문수 후보를 앞서고 있다. 영남일보와 대구MBC가 지난달 25,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14.5% 포인트 차이로 김부겸 후보가 앞섰다. 다만 선거일이 가까워 올수록 새누리당 견제론이 약화되며 지지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것은 변수로 꼽힌다.

때문에 김부겸 후보는 정당보다 철저히 자신의 인지도를 전면에 내세우며 살얼음판 걷듯 표밭을 갈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정당에 비해 김부겸 개인에 대한 지지도가 3배나 높다”며 “대구 온 지 5년이 넘은 김부겸 후보와 10개월 된 김문수 후보를 비교하기는 곤란하다”고 잘라 말했다.

‘낮게 뜨겁게 깨끗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김문수 후보는 막판 반전을 위해 대구가 키울 ‘인물론’을 내세우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경기지사 시절 청렴도와 공약이행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약속하면 반드시 지키는 김문수 후보를 찍어달라”고 말했다. 대구=전준호 기자 jhjun@hankookilbo.com

대구 수성갑 총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영남일보 대구MBC, 지난달 25-26일)
대구 수성갑 총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영남일보 대구MBC, 지난달 25-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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