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테러리스트에 의해 자행된 자살 폭탄 테러로 전면 폐쇄된 벨기에 브뤼셀 자벤텀 국제공항이 3일(현지시간) 운영을 재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브뤼셀 공항 및 지하철에서 일어난 연쇄 테러로 문을 닫았던 자벤텀 국제공항이 테러 발생 12일만인 이날 일부 여객기 운항을 시작했다.
이날 자벤텀 국제공항 활주로를 통해 이륙한 여객기는 벨기에 국적 항공사인 브뤼셀 항공의 포르투갈 파로행 항공기다. AFP통신은 “파로행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 공항에는 정적이 감돌았고, 잠시 후 공항 직원과 정부 관계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탈리아 토리노, 그리스 아테네 행까지 총 3편의 국제선 운항이 재개됐다. 테러 전 하루 600편에 달하던 이륙 편수에 비하면 극히 적은 규모지만, 운영 재개의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이날 운행은 추가 테러의 우려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가운데 이뤄졌다. 공항 터미널로 진입하는 도로, 탑승 수속대, 출국장 등에는 경찰이 속속 배치됐다. 현지 언론은 개인 자가용과 택시만 공항에 진입할 수 있으며, 모든 공항 이용객은 검문을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브뤼셀 공항 운영사의 아르노 파이스트 최고경영자(CEO)는 기자 회견에서 “자벤텀 국제공항은 시간당 5,000명의 승객 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우선은 800∼1,000명을 처리하는 수준으로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파괴된 출국장 시설을 완전히 복구하고 여객기 운항을 정상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며 “여름 휴가 시즌이 시작되는 7월까지는 회복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자벤텀 국제공항이 테러로 폐쇄되며 이 기간 입은 손실은 500만 유로(약 65억원)에 달한다고 공항 측은 밝혔다. 브뤼셀에 있는 호텔들의 예약률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지역경제도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 공항 측은 가능한 빨리 운영을 재개하려 했지만, 공항 경찰이 보안 강화를 요구하며 재개일이 수 차례 연기됐다. 하지만 양측이 세관 통과 전 승객과 수화물 검사를 강화하기로 합의해 공항 폐쇄가 풀렸다.
정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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