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3부 리그) 출신으로는 제1호 K리그 클래식(1부 리그) 승격 구단으로 주목 받은 수원FC가 상승세의 광주FC를 누르고 감격의 첫 승을 올렸다.
수원은 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정규리그 3라운드 광주와 홈경기에서 패색이 짙던 후반 35분 이후 터진 오군지미와 이승현의 연속 골로 2-1역전승을 거뒀다.
수원은 개막 후 3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하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남 드래곤즈와 성남FC를 상대한 첫 2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저력으로 무승부를 거둔 수원은 승점 3을 추가해 승점 5(1승 2무)로 단독 4위에 올랐다. 반면 광주는 지난 라운드 홈에서 따낸 제주 유나이티드전(1-0 승)의 좋은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승점을 추가하지 못한 광주는 승점 4(1승 1무 1패)로 6위권에 머물렀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오락가락하는 흐리고 쌀쌀한 날씨 속에 구장을 찾은 2,138명 관중들의 응원으로 시작된 경기는 전반 내내 수원이 주도권을 잡고 풀어갔다. 조덕제(51) 수원 감독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나 “(첫 승 스트레스로 인해) 10년 동안 안 걸리던 감기가 다 걸렸다”면서도 “광주전은 경험에서 우리가 우위”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수원은 이렇다 할 유효 슈팅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간간이 전개된 광주의 역습이 위협적이었다.
득점 없이 후반에 돌입한 양팀의 균형은 3분 만에 무너졌다. 수원 진영에서 김민혁의 슈팅이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아크 서클 좌측으로 흘러나오자 홀로 있던 정조국이 왼발로 강하게 때려 골망을 갈랐다.
선제골을 얻어맞은 수원은 후반 15분 이재안을 빼고 외국인 오군지미를 투입하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두세 차례 결정적인 골 찬스를 잡았지만 광주 골키퍼 최봉진의 선방에 막히다 후반 37분 마침내 오군지미의 극적인 동점골이 터졌다.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가 김근환의 머리를 거쳐 노마크인 오군지미를 향했고 이를 깔끔하게 골대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오군지미의 K리그 데뷔전 첫 골이었다.
1-1 동점 후 광주의 반격을 잘 막은 수원은 종료 직전인 44분 왼쪽 측면에서 재치 있게 때린 오군지미의 슈팅이 반대편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자 쇄도하던 이승현이 밀어 넣으며 2-1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경기 후 조덕제 감독은 “3경기 만에 생각보다 빠른 첫 승이 나와 기쁘다”며 “3무보다 1승 2패가 낫다. 무승부는 의미가 없다. K리그 클래식을 대표하는 전통의 강호들을 아직 만나지 않아 상위권 도약은 선수들한테 피부로 와 닿지는 않는다”고 몸을 낮췄다.
광주는 정조국의 거듭된 활약에 위안을 삼았다. 포항과 개막전에서 2골을 몰아쳤고 제주전에서도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던 그는 이날 개막 후 3경기 연속 골에 성공하며 성남 티아고(3골)를 제치고 클래식 득점 단독 선두(4골)를 질주했다.
수원=정재호기자 kem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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