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4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북제재 이행 의지를 확인한 중국을 겨냥해 “미국의 강박과 요구에 굴종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북한 관영매체가 최대 동맹국인 중국을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대북 제재에 적극적인 중국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조선국제정치문제연구소 명의로 작성된 논평에서 “문제는 체면과 명분을 그리도 중시한다는 일부 대국들마저 미국의 비렬한 강박과 요구에 굴종하고 있는 것"이라며 “서푼짜리 친미창녀의 구린내 나는 치마바람에 맞장단을 쳐주는 상상 밖의 치사한 사태들이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중국을 겨냥한 ‘일부 대국’이란 표현을 사용, 지난달 31일 한중 정상회담 및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전면 이행 의지를 밝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행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논평은 특히 “피로써 이루어놓은 공동의 전취물인 귀중한 우의관계도 서슴없이 줴버리고(저버리고) 이 나라, 저 나라와 밀실 야합하여 만들어낸 결과물로 정의와 진리를 짓눌러보려는 참담한 현실 앞에서 우리는 세계정치의 허상과 진실을 다시금 명백히 꿰뚫어보게 된다”며 혈맹인 중국에 대한 불만과 서운함을 고스란히 토로했다. '불공정한 세계정치 질서를 변혁하기 위한 정의의 불길을 지펴 올리자'라는 제목의 이 논평은 1일 조선중앙통신에도 게재됐다.
앞서 노동신문은 지난달 30일 논평에서도 "공화국을 없애버리려고 날뛰는 원쑤(원수)들의 고립 압살 책동은 갈수록 포악해지고 (우리를) 도와주겠다는 나라도 없다”며 중국을 향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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