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개막을 약 4개월 앞두고 브라질 내 정치ㆍ사회적 위기가 중첩되면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리우 올림픽 입장권 판매가 예상보다 더디게 이뤄지는 가운데 신종플루(H1N1)까지 급속도로 확산돼 지구촌 축제 준비에 비상등이 켜졌다.
브라질올림픽위원회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리우 올림픽 입장권 판매율이 절반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8월 5일부터 17일간 열리는 리우 올림픽은 18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창설된 이후 남미 대륙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올림픽으로 선정 시점부터 주목을 받아왔다. 하지만 입장권 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이 지난 현재 판매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에 이어 9월 7~18일에 열리는 패럴림픽의 티켓 판매는 더욱 부진해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리우 올림픽에 대한 우려를 주로 키운 것은 전세계에 공포를 불러온 지카 바이러스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브라질 내 신종플루 전염이 새로운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신종플루는 브라질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돼 올해 초부터 지난달 29일까지 상파울루 주에서만 37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55명은 사망했다. 이는 상파울루 주에서 보고된 2015년 연간 환자 수의 10배를 훌쩍 넘는다.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 주에서도 1명이 사망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도 올림픽 흥행 불안에 한몫을 하고 있다. 브라질 국회가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두고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달 31일에는 전국 수십 개 도시에서 10만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탄핵 반대 시위를 벌였다. 특히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좌파 진영을 지지하는 시민 수만 명이 붉은 옷을 입고 집결해 “쿠데타를 막아야 한다”고 외쳤다. 영 일간 가디언은 “호세프 대통령이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적법하게 당선된 만큼 그의 지지자들이 탄핵을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브라질 당국은 올림픽 개막일이 다가오면 경기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림픽위원회는 5월 3일 브라질리아를 출발해 전국 329개 도시를 이어 달리는 성화 봉송이 시작되면 입장권 판매도 크게 늘 것이라고 장담한다. 또한 히카르두 레이제르 브라질 임시 체육장관은 2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직접 표를 구매해 공립학교 등에 무료로 나눠줄 계획이라며 올림픽 흥행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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