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전임시장이 수백억원을 투자한 역점사업들에 대해 효율성과 특혜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고심하고 있다.
3일 천안시에 따르면 2013년 동남구 신부동 124번지 일원 6만1,507㎡ 터에 총사업비 603억6,000여만원을 투입, 공사에 착공들어간 도솔광장에 대한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사업은 성무용 전시장의 공약사업으로 전체예산의 69.5%인 375억3,200만원이 토지보상비로 지출,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광장위치가 경부고속도로 천안IC와 인접해 8차선 이상 도로가 교차하고 유동인구가 거의 없어 투자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구본영시장은 2014년 당선 이후 일부 시설의 효율성 논란이 커지자 60억여원의 예산을 삭감했지만 예산낭비 지적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동호인들과 학생을 위한 전임시장의 공약사업인 천안야구장도 대표적인 비효율 사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3년 말 천안시는 13만5,000여㎡ 에 토지 보상금 540억원과 조성비 37억원을 들여 일반구장 4면과 리틀야구장 1면 등 모두 5면을 만들었다. 그러나 수백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고 하지만 공사는 바닥정리와 배수시설이 전부라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 수준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야구장 활성화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사업초기 야구장 부지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된 이후 토지보상을 진행해 보상가격이 급등하면서 특혜논란이 일었다. 또한 토지보상비 가운데 200억원 가량을 전임시장의 측근인 지주가 가져가면서 천안시의회는 보상의 적절성 여부를 묻기 위해 전임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기도 했었다.
미래 먹거리산업 촉진 등의 취지로 조성했지만 마땅한 활용방안을 찾지 못한 세계민족음식테마관도 한숨만 나오는 상황이다.
세계민족음식테마관은 2011년112억(국비49억ㆍ시비55억ㆍ도비8억원)을 들여 천안삼거리공원에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지었다.
시는 한식의 세계화와 미래먹거리산업의 초석으로 운영하겠다는 거창한 계획을 세웠지만 2013년 단 한 차례 천안국제웰빙식품엑스포주제관으로 활용했을 뿐 앞으로 이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최종 방안으로 내놓았던 외국 식당몰 계획마저 입주업체 선정실패로 사실상 폐기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오는 12월 임시청사를 마련해야 하는 동구청 임시입주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49억의 국비를 반납해야 한다. 게다가 현재의 동구청사 주변 상인들이 주변 건물을 임대해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고심하고 있다.
시민 정모(43·천안시 동남구)씨는 “사람들의 왕래가 뜸한 곳에 중심 대광장을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이라며 “흥타령 춤축제 때 반짝 사용하는 삼거리공원의 교훈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전임시장이 공약으로 추진한 사업들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정치적 논란이 예상돼 조심스럽다”며 “도시 인프라를 구축해 놓으면 추후 여건 변화에 따라 활용방안이 나올 것이며 시정현안 토론회 등을 통해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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