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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터 보고 충동적으로 불 질러”

입력
2016.04.0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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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10대 구속

안산 음악학원 화재 비극 초래

주의력 결핍과다행동장애를 앓던 10대 수강생이 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 2층짜리 상가건물 2층의 한 음악학원에 라이터로 불을 내 내부가 시커멓게 탔다. 연합뉴스
주의력 결핍과다행동장애를 앓던 10대 수강생이 1일 오후 경기 안산시 상록구 2층짜리 상가건물 2층의 한 음악학원에 라이터로 불을 내 내부가 시커멓게 탔다. 연합뉴스

1일 자신이 다니던 음악학원에 불을 내 2명을 숨지게 한 경기 안산의 10대 고등학생은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아 약물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닥에 떨어진 라이터를 보고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불을 냈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안산 상록경찰서는 3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미필적 고의) 혐의로 A(16ㆍ고1)군을 구속했다. A군은 1일 오후 7시25분쯤 상록구 한 음악학원 드럼 방음부스 안에서 라이터로 벽면에 불을 붙여 기타 강사 이모(43)씨 등 2명을 숨지게 하고 한 혐의다. 이 불로 학원에 있던 다른 수강생 등 6명도 연기를 마셔 치료를 받았고 4,000여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피해가 났다.

A군은 2014년 “주의력 저하로 충동반응 억제의 어려움이 있다”는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해왔으며, 해당 학원은 스트레스 해소 등을 위해 2개월 전부터 다닌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군이 드럼 방음부스 안에서 라이터로 벽면에 불을 붙였다가 꺼지자 친구 B(16ㆍ고1)군이 말리는데도 다시 불을 지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A군은 경찰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는 라이터를 보고 그냥 불을 내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숨진 기타 강사 이씨와 드럼 수강생 김모(26)씨 등 2명은 연주 소리와 부스에 설치된 방음재 때문에 밖의 상황을 빨리 알아채지 못하고 뒤늦게 탈출을 시도하다가 연기에 질식, 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학원이 건축법 등 관련 법규를 위반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를 참지 못한 A군의 충동적 행동이 끔직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유명식 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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