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에서 뒤졌지만 경기는 승리했다.
지네딘 지단(44)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역습 축구로 ‘엘 클라시코’(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 데뷔전에서 웃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3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린 2015~16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31라운드 FC바르셀로나 원정에서 2-1로 이겼다.
지난 1월 친정 팀인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지단 감독은 적지에서 벌어진 첫 번째 엘 클라시코를 승리로 장식했다. 선수 시절 라이벌이었던 상대 루이스 엔리케(46) 감독에게도 판정승을 거뒀다.
가레스 베일(27)-카림 벤제마(29)-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 트리오를 뜻하는 ‘BBC’ 라인은 2골 1도움을 합작하며 모두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반면 리오넬 메시(29)-루이스 수아레스(29)-네이마르(24)를 일컫는 ‘MSN’라인은 이날 침묵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11분 바르셀로나 헤라르드 피케(29)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7분 벤제마가 환상적인 시저스 킥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40분 베일의 패스를 받은 호날두가 침착한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문을 갈랐다.
3위 레알 마드리드는 승점 69로 1위 바르셀로나(승점 76)과 격차를 줄였다. 2위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승점 70)다. 프리메라리가는 7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점유율에서 32대68로 크게 뒤졌다. 최전방의 호날두와 베일까지 깊숙하게 수비에 가담한 결과였다. 아군 진영에 촘촘하게 늘어서 메시나 네이마르가 침투할 공간을 최소화하는 게 지단 감독의 복안이었다. 이 작전은 번개 같은 역습이 있어야 극대화할 수 있다. 호날두와 베일이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괴롭히면서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이 경기는 지난 달 24일 세상을 떠난 ‘축구 영웅’ 요한 크루이프의 추모 무대이기도 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시작 전에 추모 영상을 틀고 9만 9,000 여명의 관중과 함께 묵념과 카드 섹션으로 크루이프의 업적을 기렸다. 그라운드 양쪽과 선수들의 유니폼에도 추모 문구가 새겨졌고 크루이프의 등번호였던 14번을 추모하며 경기 시작 후 14분 관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크루이프에게 ‘엘 클라시코' 승리를 선물로 바치려던 바르셀로나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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