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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 보러갔다 구자철 '골'에 꽂힌 신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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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 보러갔다 구자철 '골'에 꽂힌 신태용

입력
2016.04.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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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철/사진=아우크스부르크 구단 공식 트위터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거론되는 아우크스부르크 FC의 두 한국인 전사 구자철(27)과 홍정호(27)를 지켜본 신태용(46) 올림픽 축구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구자철은 지난 2일(한국시간) 독일 마인츠의 코파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5-16 독일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마인츠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8호골을 터뜨렸다. 이날 선발 출전해 1-2로 뒤진 전반 40분 오른쪽 측면에서 팀 동료가 연결한 크로스를 잡아놓고 오른발 슛을 날려 마인츠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우크스부르크가 2-4로 역전패를 당해 빛이 바랬지만 올 시즌 23경기에 나서 8골을 기록하며 독일 진출 이후 개인 최다골이자 팀내 최다골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은 와일드카드(올림픽 제한 연령인 23세를 초과한 인원 최대 3명) 옥석을 고르기 위해 신 감독이 직접 독일을 찾아 관전한 경기여서 의미를 더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최근 구자철의 컨디션은 최고조에 달해있다. 지난 2월 21일 하노버96 원정(1-0 승)에서 터진 결승골을 시작으로 3월 5일에는 강호 레버쿠젠과 홈경기(3-3 무)를 통해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그 뒤 또 3경기 만에 골 맛을 봐 신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신 감독은 와일드카드 3장 가운데 1장을 공격수인 손흥민(24ㆍ토트넘)으로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이와 더불어 중앙에서 팀을 진두 지휘할 핵심 인물로 구자철이 나머지 한 장을 굳혀가는 양상이다. 화력이 좋은 손흥민과 구자철은 신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일변도의 전술과도 잘 맞아떨어져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이 경우 기존의 권창훈(22ㆍ수원 삼성) 문창진(23ㆍ포항) 류승우(23ㆍ빌레펠트) 황희찬(20ㆍ잘츠부르크) 등 실력과 조직력을 이미 검증 받은 다수의 공격 자원들과 포지션이 겹치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공격진을 두고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면 정작 보강이 시급한 수비진을 생각하면 시름이 깊어만 간다. 신 감독이 구자철에 앞서 와일드카드의 유력한 두 번째 후보로 점 찍은 홍정호의 부진을 현장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홍정호의 경기력을 점검하기 위한 방문의 성격이 짙었는데 정작 홍정호는 이날 마인츠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결정적 실수를 범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홍정호는 중앙 수비수로서 해선 안 될 다소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1-1로 맞서던 전반 24분 압박을 당하는 상황에서 백패스가 들어오자 미끄러지고 말았다. 미끄러지며 걷어낸 공은 상대 공격수에게 갔고 끝내 역전골로 연결됐다.

물론 신 감독이 그 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있는 한국의 대표 수비수 홍정호를 이 한 경기로 판단하지 않을 테지만 대안을 마련해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다.

홍정호가 아니면 중국 슈퍼리그 쪽으로 선회해 김기희(27ㆍ상하이 선화) 김영권(26ㆍ광저우 헝다) 장현수(25ㆍ광저우 푸리) 중 한 명을 뽑아야 할 입장이다. 와일드카드 선발은 강제성이 없어 구단과 선수를 설득해야 해 중국이 유럽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는 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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