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ㆍ공화당을 합쳐 총 5명인 미국 대선 후보 중 지적으로 가장 수준이 낮고 모순 덩어리인 후보는 누굴까. 막말과 소수집단에 대한 차별적 행태로 지탄받는 도널드 트럼프가 사용 언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최하 점수를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텍사스대 사회심리학과 제임스 펜베이커 교수팀이 5명 후보가 스무 차례 TV토론에서 사용한 단어 30여만개를 분석한 결과, ‘지적 수준’과 관련성이 높은 ‘알파벳 여섯 글자 이상’ 단어 사용 빈도가 트럼프(14%)에서 가장 낮았다.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빈도는 20%에 달했고, 힐러리 클린턴(18%)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19%ㆍ버몬트) 상원의원의 수치도 트럼프보다 훨씬 높았다.
트럼프는 가장 즉흥적이고 덜 분석적인 후보로도 평가됐다. 트럼프는 1인칭 대명사를 가장 많이 사용했으며 사안을 분석하고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장황하게 주장하는 특성을 보였다. 크루즈 의원은 분석적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지만 자기 주장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분석적이면서도 문제의 복잡성을 인정하는 성향을 보였다.
한편 트럼프는 ‘낙태 여성 처벌’발언 이후 닥친 위기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부인 멜라니아까지 유세에 동원하는 등 위스콘신 주 경선(5일)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곳에서 승리하면 대세론을 다시 굳힐 수 있지만, 크루즈 의원에게 1위를 빼앗긴다면 7월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 지명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위스콘신은 그동안 일자리와 무역 측면에서 큰 손실을 봤다”며 “내가 이기면 (위스콘신을 포함해) 미국에서 일어나는 모든 나쁜 일들이 신속하게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진행된 세 차례 유세에서도 이 지역의 반 자유무역 정서를 줄곧 자극했다.
라신 지역 유세에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나선 적 없는 멜라니아가 지원 유세에 나선다. 앞으로 유세가 아주 흥미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의 유세 지원은 위스콘신 경선 전날인 4일 이뤄지는데,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반 트럼프 정서를 누그러뜨려 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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