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사업실패로 도피생활
아이들 출생신고도 제때 못해
교육급여대상자 파악 중 발각
사업실패로 사채에 시달린 40대 부부가 자녀 10남매 중 7명을 10년 넘게 초등학교에도 보내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2일 광주 남부경찰서와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광주 남구에 거주하는 조모(44)씨 부부의 자식 10명 중 첫째 딸(26)과 아홉째 아들(9), 열째 딸(7)을 제외한 7명이 초등학교에도 가지 못했다. 7명 중 4명은 출생신고도 제때 하지 않았다. 부부는 한 명당 5만원의 과태료를 내고 지난해서야 출생신고를 마쳤다. 1998년생인 다섯째는 생후 17년 만에 주민등록이 됐다.
이런 사실은 부부가 아홉째 아들과 열째 딸의 교육급여 지원을 신청하자 학교 측이 교육급여 대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발각됐다. 주민센터와 경찰조사 결과 서류 속 2명뿐 아니라 총 7명이 초·중등교육을 전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 부부는 경찰에서 “사업 실패로 사채 빚을 지고 도피 생활하면서 주거지 불명으로 주민등록이 말소돼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씨 부부는 현재 다른 도시로 이주한 3명의 자녀를 제외하고 9명의 가족이 5평 남짓한 연립주택에 살고 있다. 조씨는 지병으로 일자리를 잃어 부인이 식당에서 일하며 받는 일당 8만원과 기초생활 수급비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경찰은 집에 있던 아이들 5명을 면담한 결과 부모의 폭행·학대 행위는 없었으며 건강상태도 양호했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아이들을 도울 방안이 있는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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