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CCTV 찍힌 사진 올려
부모 반발...경찰 사실관계 조사

제주의 한 경찰관이 절도 의혹을 받는 여중생의 얼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장면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제주경찰서에 따르면 제주 모 지구대의 A경찰관은 지난달 28일 오후 10시 30분쯤 자신의 SNS에 “경찰관입니다. 한 잡화점에서 어떤 분이 물건만 가지고 돈을 내지 않고 가버려 신고가 접수됐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아마 깜박한 것 같은데…. 혹시 CCTV 사진 속 여성분이 누구인지 아시는 분은 문자 바란다”고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여중생의 모습이 담긴 CCTV 속 사진도 함께 올랐다. 얼굴이 공개된 해당 여중생이 이 잡화점에서 훔쳤다고 의심받은 피해액은 10만원 가량이다.
여중생의 부모는 딸의 얼굴이 절도범으로 묘사돼 노출됐다며 반발했다. 여중생 부모는 제주지방경찰청 SNS에 “(딸이) 죄를 지었지만 경찰관이 모자이크 처리도 안 하고 공개한 점에 대해 인권을 짓밟았다”며 “사진이 주변 학생들한테 알려져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항의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관은 게시 글을 다음날 삭제했다. 관할 경찰서 관계자는 “절도라기보다는 돈을 지불하는 것을 깜빡 잊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인데 와전된 것 같다”며 “얼굴이 공개된 여중생의 부모에게는 사과했다”고 말했다.
제주지방경찰청 청문감사실은 A경찰관의 게시 글이 공개 수배와 같은 성격이 돼 관련 규칙과 훈령을 어긴 것은 아닌지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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