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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또 한 번의 정치혁명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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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또 한 번의 정치혁명 일어날까?

입력
2016.04.0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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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 전남 순천지역은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정현(57), 더불어민주당 노관규(55), 국민의당 구희승(53) 후보의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2016-04-03(한국일보)
20대 총선 전남 순천지역은 총 6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왼쪽부터 새누리당 이정현(57), 더불어민주당 노관규(55), 국민의당 구희승(53) 후보의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2016-04-03(한국일보)
지난 2일 오전 7시 전남 순천 아랫장. 5일장인 이날 각 정당 후보 유세차와 선거운동원들이 이른 새벽부터 나와 지지를 호소했다. 순천=하태민기자/2016-04-02(한국일보)
지난 2일 오전 7시 전남 순천 아랫장. 5일장인 이날 각 정당 후보 유세차와 선거운동원들이 이른 새벽부터 나와 지지를 호소했다. 순천=하태민기자/2016-04-02(한국일보)

“짧은 기간에 일을 많이 했는디 다시 한 번 뽑아 주는 게 도리제.” 전남 순천시내 아랫장에서 40년째 철물점을 운영하는 반모(64·여))씨는 최근 선거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순천만정원을 국가정원으로 만들고 예산도 많이 따온 이정현 후보를 다시 뽑겠다는 상인들이 꽤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제는 이당 저당 따지지 않고 일 잘하고 민원 잘 해결해주고 자주 시민 만나주는 사람이 제일이다”며 “솔직히 새누리당은 맘에 들지 않지만 이정현 의원은 역할을 잘했다”고 했다.

지난 2일 오전 7시 순천 아랫장. 5일장이 열린 이날 각 정당 유세차와 선거운동원들은 이른 새벽부터 유세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유세차에 올라탄 이정현 후보는 “순천시민들이 또 한 번의 정치혁명을 일으켜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큰 정치인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특히 핵심공약으로 내세운 의과대학 유치에 대해 “꼭 내 손으로 마무리 짓겠다”고 강조했다. 시장 통에서는 이 후보의 부인 김민경씨와 수행원이 시민과 인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이 후보를 지지하는 상인과 시민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순천시장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에게 밀리는 양상을 보여 재선 가도가 순탄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여수MBC, 순천KBS가 코리아리서치센터에 의뢰해 지난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은 27.2%의 지지율로 노관규 후보(41.8%)와 10%p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날 SBS가 TNS코리아에 의뢰해 발표한 조사에서도 노관규 44.5%, 이정현 25.0%로 20%p 가까이 차이가 났다.

이는 노 후보의 높은 경쟁력과 고향 곡성이 떨어져 나간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의과대 유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데다 신통치 않은 예산 폭탄, 국정교과서 등의 지역정서와 정반대되는 발언도 발목을 잡고 있다. 유권자 신모(53·연향동)씨는 “힘 있는 집권 여당 후보를 뽑으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산 폭탄은 피부에 와 닿지 못했고 시민 뜻과 동떨어진 정치적 발언으로 자존심이 상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전남 순천시 연향동의 한 아파트 담장을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20대 총선 순천지역 후보자 선거벽보를 훑어보고 있다. 순천=하태민기자 /2016-04-03(한국일보)
전남 순천시 연향동의 한 아파트 담장을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20대 총선 순천지역 후보자 선거벽보를 훑어보고 있다. 순천=하태민기자 /2016-04-03(한국일보)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를 앞서고 있는 노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평소처럼 ‘그래도, 노관규’라고 쓰인 삼각 깃발이 달린 배낭을 메고 시장을 찾았다. 노 후보는 “20대 총선은 새누리당에 빼앗긴 순천의 자존심을 반드시 되찾는 날이 될 것”이라며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노 후보는 시장 재임기간 순천만 습지 보전사업,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 순천의 도시환경을 변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보궐선거에 낙선한 이후 1년여 동안 배낭을 메고 시민을 찾아 다니며 소통했던 점이 지지율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그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중도사퇴한 이력과 서갑원 전 의원과의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지역 분열의 책임 등 부정적인 여론도 아직 남아있다. 시민 김모(72·남정동)씨는 “노 후보는 순천만정원을 완성하지 못하고 시장직을 중도 사퇴해 지탄을 받았지만 정원박람회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유치한 공이 크다”며 “어느 후보보다 지역정서와 발전방향에 훤한 노 전 시장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18년째 방치된 신도심의 조은프라자를 활용한 청소년 직업체험시설 유치와 도심 내 국제거리 조성, 순천만 무인궤도차 스카이큐브의 장대공원까지 연장 등 관광객의 도심유입 공약으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국민의당으로 나온 판사 출신의 구희승 후보도 인지도가 높다. 구 후보는 자신이 그동안 출마했던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으며 맹추격 중이다. 구 후보는 “호남정치를 망친 무능한 더민주당과 사회적 약자를 외면한 새누리당을 심판하자”며 “새로운 정치, 다른 정치,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꼭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구 후보는 연향동, 조례동 등 신도심과 젊은 층의 직장인 등으로부터 신망을 받고 있다. 신대지구에 거주하는 이모(34·여)씨는 “안철수가 생각하는 정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지역에서는 중앙부처 행정경험이 많은 구희승 후보가 이를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3일 오전 주승용, 박지원 의원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순천을 찾아 구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순천=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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