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여성을 처벌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위기를 맞은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처음으로 부인 멜라니아를 지원 연설에 내세우는 등 5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경선 승리에 사활을 걸었다. 이곳에서 패배할 경우 대의원 과반 확보가 어려워지는데다 여론이 더욱 악화되며 남은 경선 동안 수세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일 위스콘신 유세에서 부인 멜라니아의 첫 지원 유세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라신 지역 유세에서 “멜라니아가 지원 유세에 나선다. 지금까지 한번도 한 적이 없다”며 “앞으로 유세가 흥미진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멜라니아는 위스콘신 경선 전날인 4일 지원유세에 나설 계획으로 이는 낙태 여성 처벌 발언 후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확산되는 반(反) 트럼프 감정을 누그러뜨리려는 판단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실언 직후 “여성은 피해자이며 낙태 시술을 한 의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진화에 나선 바 있다. 그럼에도 그의 무책임한 발언에 대한 비난이 전방위로 쏟아지고 있는 데다가, 여론마저 싸늘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폭스비즈니스의 여론조사(3월28~30일)에 따르면 트럼프는 32%의 지지를 얻는데 그쳐 42%를 기록한 크루즈 상원의원에 10% 포인트 뒤졌다. 더구나 승자독식제인 위스콘신 경선에서 패배해 대의원 42명을 크루즈에게 모두 내줄 경우 트럼프는 자력으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하기가 어렵게 되자 ‘멜라니아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 “언론이 나는 비판하면서 다른 후보들은 비판하지 않는다”며 “존 케이식이 CNN 인터뷰에서 형편 없이 답변했는데 지금까지 어떤 언론도 다루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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