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는 1일 닷새 만에 호남을 다시 방문해 텃밭 단속에 나섰다. 이날 찾은 전북은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현 더민주)이 11석 중 9석을 휩쓸었지만, 최근 여론조사 지표상 국민의당이 더민주에 근소한 우위를 보이면서 빨간 불이 켜진 지역이다.
김 대표는 전북 전주 덕진구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정권 교체’ 능력을 앞세워 국민의당 때리기에 집중했다. 김 대표는 “대의명분도 불분명한 제3당의 정치실험을 위해 새누리당 정권 8년의 경제 실패에 면죄부를 줘서는 안 된다”며 ”‘40석 야당’을 만들어주기 위해 122석이 걸린 수도권을 새누리당에 내줄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어 “국민의당은 (야권) 분열로 새정치도 호남 정신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싸워야 할 대상과 연대 대상을 거꾸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싸울 대상은 야당이 아니라 새누리당 정권이고 경제 실패”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의 ‘국민의당 때리기’는 안철수 공동대표 개인으로도 향했다. 그는 이날 호남 민심 달래기 차원에서 조부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 동상이 있는 전주 덕진공원을 예정 없이 방문한 데 이어 오후에는 순창에 있는 조부의 생가도 방문했다.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 되고 싶은 사람이 (당 안에서) 안 될 거 같으니까 밖으로 나가버려 민주당이 깨진 것”이라고 안 공동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대표는 또 1963년 대통령 후보로 나선 허정 당시 ‘국민의 당’ 대표최고위원이 야권 단일화에 합의한 사례를 들며 “요즘 정치인들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과거 대선 당시의) 높은 지지율이 눈에 아른거리니까 그게 실현될 거라 생각하니 결합(야권단일화)이 안 된다”고 재차 안 공동대표를 비판했다.
반면 김 대표는 정의당을 향해선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이날 전북 익산을의 한병도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직후 “전북 지역에서 정의당과 단일화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여기저기 들러보니 잘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전주ㆍ순창=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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