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나(24ㆍBC카드) 부친의 여행 가방 때문에 허리를 다쳐 3개 대회를 건너뛴 전인지(22ㆍ하이트진로)가 사건 이후 한달여만에 장하나와 만나 인사를 나눴다. 앙금을 풀어 낸 두 선수는 올 시즌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에서 나란히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리며 본격적인 우승 사냥에 나섰다.
전인지와 장하나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 미션힐스 골프장 다이나 쇼 코스(파72ㆍ6,769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1라운드를 마친 후 취재진을 각각 만나 “오늘 아침에 (서로) 만나서 인사를 나눴다”고 대답했다.
전인지는 “다 지난 일이고 이번 대회에 집중하겠다”며 사고 후 이어왔던 답변을 되풀이했다. 장하나 역시 “(전인지와의 관계는)아무 문제가 없다”면서 “좋아질 것”이라면서 짧게 답했다. 둘은 이날 오전 경기 시작하기 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마주치자 인사를 나눴고 전날에도 골프장에서 우연히 만나 안부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30일 장하나의 아버지 장창호(65)씨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 중인 전인지를 찾아가 사과했다. 3월 한 달 동안 골프계를 뜨겁게 달궜던 두 선수간의 ‘악연’도 차츰 수습되는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첫날 앞뒤조로 붙어 경기를 치른 두 선수는 나란히 3언더파 69타를 기록하며 공동 6위에 올랐다.
출발은 장하나가 좋았다. 10번홀부터 라운드를 시작한 장하나는 10번홀과 11번홀서 연달아 버디를 낚았다. 13번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5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면서 타수를 만회했다. 장하나는 1번홀과 2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기세를 탔다. 하지만 후반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마지막 9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벙커로 들어가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 3언더파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전인지는 경기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비교적 안정감 있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장하나와 마찬가지로 10번홀부터 라운드를 시작한 전인지는 11번홀과 15번홀서 버디를 잡아냈으나 16번홀에서 한타를 잃었다. 하지만 17번홀에서 타수를 만회하면서 전반에 2타를 줄인 전인지는 후반 3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뒤 나머지 홀을 모두 파로 막았다. 전인지는 이날 퍼트가 좋았다. 공동 6위까지 상위 13명 중 퍼트 26개로 막아낸 선수는 전인지와 선두 아사하라 무뇨스(29ㆍ스페인) 뿐이었다.
리더보드 상단에는 ‘태극낭자’들이 대거 포진했다. 이미향(23ㆍKB금융그룹)과 양희영(27ㆍPNS)은 3언더파로 전인지, 장하나와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 박인비(28ㆍKB금융그룹)도 2언더파를 쳐 공동 14위로 8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사정권에 두게 됐다. 리디아 고(19)와 최나연(29ㆍSK텔레콤)도 박인비와 함께 공동 14위에 위치했다. 박성현(22ㆍ넵스)과 김효주(21ㆍ롯데)는 1언더파 71타로 공동 24위, 이보미(28ㆍ혼마골프)는 1오버파 73타로 공동 60위를 기록했다. 무뇨스와 미야자토 아이(31ㆍ일본)가 5언더파로 첫날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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