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살다 온 한국인이 많아지면서 우리 사회에도 pot luck dinner 같은 파티가 많아졌다. 특별히 준비하지 않고 각자 접시 하나씩 갖고 와서 늘어놓으면 즉석에서 십 수가지 반찬이 생기고 근사한 식사 모임이 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서민의 파티 문화다. ‘potluck’은 관용어구 ‘Take potluck’(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의 형태로 ‘어느 호텔이 좋은지 몰라서 사정이 되는 대로 리스트에 올라 있는 첫 번째 호텔을 잡았다’(We had no idea which hotel would be best, so we just took pot luck with the first one on the list.)처럼 쓰인다.
문헌상 16세기 때의 기록이 남아 있지만, 특징이나 관습을 보면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었을 것이다. 19세기 이후로 이런 ‘식사 모임’이 인기가 생긴 것은 공동 주택이나 동네 사람들 모임, 또는 클럽이나 지인들의 모임에서 이러한 방법이 분위기 조성에 좋았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에서도 서북부 지역의 ‘인디언들이 만나서 선물을 나누고 교환하던 풍습’(potlatch)이 백인 이주민에게도 전해지면서 하나의 전통이 되었다는 후문이 있다. 그들의 potlatch나 영국인들이 형편 닿는 대로 뚝배기 같은 곳에 대충 식사를 마련해 손님에게 제공하던 ‘potluck meal’과의 연관성도 크다.
현대인들의 관습을 통해 그 이름도 다양하게 파생되었는데 potluck dinner부터 Jacob's supper, shared lunch, dish party, bring and share, dish-to-pass, carr-in, bring-a-plate 모두 자주 들을 수 있는 명칭이다. 아주 옛날에는 가정주부가 갑자기 들이닥친 손님을 위해 형편대로(luck) 변변찮은 그릇에(pot) 음식을 이것저것 넣고 찌개나 잡탕 요리처럼 만들어 먹었던 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가정을 지칭하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각자 있는 음식을 조금씩 가져와 함께 나누는 친목회 성격과 파티를 겸하는 모임의 명칭이 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다른 파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BYOB(Bring Your Own Bottle)처럼 자신이 마실 술을 직접 들고 와서 함께 파티하는 것이 좋은 예다. 마지막 B를 bottle 대신 beer, booze(술), beverage, cup, juice로 바꿔서 사용하면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하다. 모두가 ‘자신이 마실 것은 직접 지참하는’ 파티인 것이다. 이 관습은 현대인 버전으로 발전해서 모두들 디지털 기기를 지참하고 모여서 토론도 하고 자랑도 하는 모임을 ‘Bring Your Own Device’(BYOD)라고 말하며 device 대신 technology나 wearables(몸에 부착 가능한 디지털 기기), phone 혹은 기타 기술 프로그램을 지칭해 apps(BYOA)처럼 활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마지막 단어를 doc, book, services 등으로 대체한 사례도 많고 talent를 사용하여 '맨 몸으로 오시어 재능 기부하시면 됩니다' 같은 모임도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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