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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불붙은 ‘김(金)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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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불붙은 ‘김(金)의 전쟁’

입력
2016.04.0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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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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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金)의 전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2016시즌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김성근(74) 한화 감독과 김경문(58) NC 감독의 라이벌전이 재현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본보가 10개 구단 감독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7명 중 6명(두산 김태형, 삼성 류중일, 넥센 염경엽, 한화 김성근, LG 양상문, kt 조범현)은 NC를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았다. 나머지 1명(SK 김용희)은 한화를 우승 1순위로 지목했다.

김성근-김경문 감독은 이미 2007~08년 두 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SK의 김성근 감독이 두산의 김경문 감독을 연달아 꺾고 2연패를 이뤘다. 이후 김성근 감독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거쳐 2015년 한화의 지휘봉을 잡았고, 김경문 감독은 2011년 6월 두산을 떠난 뒤 그 해 9월 제9구단 NC의 초대 사령탑에 올랐다.

NC-한화,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

올 시즌 NC와 한화는 나란히 팀 전력을 한층 보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의 전력을 유지한 데다 거포 3루수 박석민을 역대 FA(자유계약선수) 최고액인 4년간 96억원에 삼성에서 영입해 단숨에 우승 1순위로 떠올랐다. 2015년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 테임즈와 다승왕 해커 등 외국인 선수들도 건재하다. 류중일 감독은 “NC는 투수도 좋고 테임즈도 좋다. 홈런 30개를 칠 수 있는 타자(박석민)도 영입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위로 아쉽게 가을야구를 놓친 한화는 FA 시장에서 정우람(전 SK)과 심수창(전 롯데)을 데려와 불펜을 강화했다. 괴물 투수로 불리는 외국인 로저스와 재계약했고,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71홈런을 때린 타자 로사리오를 영입했다. 김용희 감독은 “올해 한화는 100%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악연 쌓인 세 번의 가을 격돌

김성근-김경문 감독 하면 ‘뜨거웠던 가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07년 SK는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2위 두산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당시 두 감독 모두 준우승 경력만 한 차례씩 있었다.

두산은 원정 1, 2차전을 모두 잡으며 우승에 성큼 다가서는 듯했다. 그러나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6회 승부가 SK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두산 투수 이혜천이 SK 정근우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김재현에게도 몸쪽 위협구를 던졌다. 김재현이 마운드로 달려나가면서 양팀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로 나오는 벤치 클리어링이 벌어졌다. 사태는 곧 진정됐지만, 이에 대한 양팀 사령탑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김경문 감독은 “우리는 선배들한테 그렇게 안 배웠다. 지더라도 깨끗하게 지겠다”고 격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은 “뭐 그런 일을 갖고 그러는가. 야구를 하다 보면 그런 일도 생기는 것”이라며 노련하게 대응했다.

분위기는 반전됐다. 3차전을 9-1로 대승한 SK는 4~6차전을 내리 따내 역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사상 2연패 뒤 4연승으로 우승한 것은 그 해 SK가 처음이었다.

이듬해인 2008년에도 두 감독은 정상을 놓고 다시 만났다. 그 해 정규시즌 순위도 SK가 1위, 두산이 2위였다. 한국시리즈 결과도 같았다. 두산은 1차전을 잡고도 내리 4연패해 또다시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다. 2009년에는 양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어 역시 SK가 2연패 뒤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가을야구에서는 김성근 감독이 김경문 감독에게 3전 전승을 한 셈이다.

단기전에서는 한화가 우세

야구 해설위원들에게 “만약 NC와 한화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만난다면 누가 이길까”라고 물었다. 8명의 위원 가운데 4명이 한화의 손을 들었다. 2명은 NC 우세, 2명은 백중세였다.

한화의 우위를 점친 위원들은 현재 팔꿈치 부상 중인 로저스의 건재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이순철 SBS SPORTS 위원은 “로저스가 정상이라면 한화가 낫다. 한화는 NC 좌타선을 막을 수 있는 왼손 불펜 자원(정우람 권혁 박정진 등)이 좋아 단기전에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조성환 KBS N위원도 “로저스가 건강하게 1선발 노릇을 해준다면 한화가 우세하다”고 했다.

김성근 감독의 단기전 운용 능력도 한화 강세의 이유로 꼽혔다. 이종열 SBS SPORTS 위원은 “김성근 감독은 우승 경험이 있고, 단기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고 했고, 최원호 SBS SPORTS 위원은 “김성근 감독은 불펜 운영 능력이 좋다”며 한화의 우세를 예상했다.

반면 민훈기 SPOTV 위원은 “타격은 두 팀 모두 막강하지만, 선발 매치업과 스피드가 나은 NC가 유리하다”고 평했다. 장성호 KBS N위원 역시 “외국인 선발진이 좋고, 공격력도 10개 팀 중 최강”이라며 NC의 승리를 전망했다.

박빙 승부를 내다본 위원들도 있었다. 이용철 KBS 위원은 “예측불가”라고 했고, 박재홍 MBC SPORTS+ 위원은 “백중세다. 양팀 모두 전력이 강화됐다”면서 “두 감독의 수 싸움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훈기 위원은 “2007, 2008년 SK-두산의 한국시리즈는 한국 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두 감독은 야구의 다양성, 그리고 스피드와 힘의 조화를 보여주며 프로야구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신화섭기자 evermy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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