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0%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유지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밥상물가'가 껑충 뛴데다 전셋값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해 서민이 느끼는 체감 물가는 더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4년 12월부터 11개월째 0%대를 지속하다 작년 11월(1.0%)과 12월(1.3%) 1%대로 올라섰다.
올해 1월 다시 0%대로 떨어졌지만 2월부터는 두 달 연속 1%대를 나타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률이 1%대라고 느끼기 어렵다.
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품목 가격이 크게 올라서다.
채소, 과일, 어패류 등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1개 품목을 묶어놓은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7% 올랐다.
신선식품지수는 2월에도 9.7% 상승했는데, 이는 2013년 1월(10.5%) 이후 3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양파값이 1년 새 99.1% 급등했고 배추(86.5%), 파(49.8%), 마늘(47.1%), 무(35.9%) 가격도 뛰었다.
일반적으로 3월은 배추·무·양파 등 주요 채소류의 생산이 중단되고, 전년 가을과 겨울에 생산돼 저장된 채소를 소비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보통 농산물 값이 오른다.
그러나 올해 1월 하순 예상치 못했던 폭설과 한파 영향으로 작황이 나빠지면서 봄 채소 가격 상승이 예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4월 말 햇채소가 출하되기 시작하면 채소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월부터 봄배추와 양파 출하가 시작된다. 마늘과 무는 5월부터 나온다.
가계 지출 비중이 높은 14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4% 올랐다.
그러나 전세(4.0%), 월세(0.4%)가 동시에 오르면서 0%대 생활물가를 느끼기가 어려워진 게 현실이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시중금리가 낮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전세 물량이 적어지고, 이사철까지 겹쳐 공급 부족이 이어져 전세가격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4%대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내버스(9.6%), 전철료(15.2%), 하수도료(21.1%) 등 공공서비스 가격도 올랐다.
품목별 물가상승률을 보면 농축수산물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올랐다.
공업제품 가격은 0.9% 내려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휘발유(-10.9%), 경유(-17.2%), 자동차용 LPG(-8.2%) 값이 내린 영향이 크다.
중형승용차와 대형승용차 가격도 각각 5.4%, 3.1% 하락했다.
전기·수도·가스비는 8.0% 하락했다.
도시가스(-19.2%)와 지역난방비(-13.3%)가 내린 데 따른 것이다.
3월 서비스물가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1.28%포인트 끌어올렸다.
외식 소줏값이 11.4% 크게 올랐고, 중학생·고등학생 학원비가 각각 2.3%, 2.6% 상승했다. 공동주택관리비는 3.7% 올랐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는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세종=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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