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동부 웨스트벵골 주 콜카타 시에서 건설 중이던 고가도로가 붕괴해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92명이 부상했다. 특히 무너진 잔해 속에 갇힌 차량들과 시민들이 15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낮 12시 30분께 콜카타시 북부 중심가 부라바자르 지역 기리시 공원 인근에서 건설 중이던 고가도로 100여m 구간이 무너지면서 콘크리트와 철근이 도로 아래를 지나던 차량과 시민을 덮쳤다. 특히 고가도로 아래에는 사거리에서 서행하는 차량들과 보행자들이 뒤엉켜 있었다.
재난 당국은 지금까지 22명이 사망하고 부상자 92명이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아직 매몰된 차량과 주민이 더 있어 사상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몇 명이 무너진 콘크리트 더미에 깔렸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소방관과 주민들은 맨손으로 콘크리트와 철근 더미를 치우며 구호에 나섰고 국가재난대응군(NDRF)도 급파돼 크레인 등을 동원해 잔해를 걷어내고 있다. 정부는 군인 수백 명을 추가 투입하는 한편, 적외선 탐지기와 구조견 등을 동원해 야간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제의 고가도로는 총 연장 2.5㎞ 대형 건설물이며, 2009년부터 8년째 건설 중이었다. 2012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자금 문제 등으로 8차례나 건설 시한을 연장하면서 지금까지 공정률은 55%에 불과한 상태다. 묵타르 압바스 나크비 연방 정무장관은 부실 공사와 부패 의혹을 제기하며 중앙수사국(CBI)의 수사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마마타 바네르지 웨스트벵골 주 총리는 “사고 책임이 있는 이들을 엄벌하겠다”며 “일단 구호활동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고가도로는 자신이 취임하기 전 마르크스주의공산당(CPM)이 주정부를 장악하고 있을 때 계약과 착공이 이뤄졌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핵안보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고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 슬프다”면서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고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하는 글을 올렸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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