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열어 북한 핵 포기를 위해 고강도 대북 압박ㆍ제재에 집중하고 3국 간 대북 공조를 강화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처음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직후 공동 언론발표에서 “전례 없이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2270호를 철저히 이행, 북한에 핵 포기 없이는 생존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추가 도발 위협과 관련해선 “국제사회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더욱 강력한 제재와 고립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음을 미일 정상과 함께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밝혔다.
31일 개막한 핵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한 한미일 정상들이 만나 이 같이 의견을 모은 것은 비핵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협상이나 경제 지원이 없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평화협정 논의를 비롯한 대북 대화와 비핵화를 병행하려는 중국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이 역내 다양한 국가들과 협력을 선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 번영에 계속 기여해 나가기를 기원한다”며 중국의 역할을 거듭 주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 발표에서 “우리의 안보는 연결돼 있으므로 (북한 문제의)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일 회담에서 3국의 안보 협력이 동북아의 평화 안정 유지 및 북한의 핵 확산ㆍ위협을 억제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데 합의를 보았다”고 말했다. 또 “3국 협력 심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 수 있고 동북아 지역에 안정화 평화를 줄 수 있으며 북한 주민들에게도 번영의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이 핵ㆍ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일 3자 협력을 모든 차원에서 강해야 한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한미일이 안보 분야 협력을 추구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 내 일본인 납치ㆍ실종자 문제에 대해 “이 문제가 확실하게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이에 대해 두 정상이 지지를 보여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30일 미국 블룸버그 통신과 서면인터뷰에서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한반도 평화통일의 초석을 놓은 대통령으로 기억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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