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10명 중 1명 ‘집으로’
직원 수 1년 만에 2484명 줄어
현대중공업은 882명 감원
포스코도 임원 13% 회사 떠나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지난해 주요 대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장세가 꺾이거나 실적이 악화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많으면 수천명까지 직원 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각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직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9만6,898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9만9,382명)과 비교해 2,484명이 줄었다. 삼성전자의 직원 수는 실적의 영향을 직접 받는다. 영업이익 36조7,80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3년 9만5,794명이었던 직원은 2014년 9만9,382명으로 3,588명이나 늘었다. 그러나 2014년 영업이익이 25조250억원으로 급감하자 지난해는 고용 인원을 2,000여명 줄인 것이다.
2015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6조4,134억원으로 반등했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한계에 부딪힌데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가전 시장도 침체가 예상돼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은 진행중이다.
특히 임원들은 10명에 1명꼴로 회사를 떠났을 정도로 지난해 ‘감원 한파’가 혹독했다. 2014년 1,212명이었던 임원은 지난해 말 기준 1,091명으로 줄어 121명이나 감소했다. 지난해 말 정기인사 때 임원 승진자는 294명에 불과했는데, 승진자가 300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이후 7년만이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삼성디스플레이도 직원 수가 2만4,985명으로 전년 대비 1,734명 줄었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한 삼성물산에선 건설 부문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돼 884명이나 감소했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쳐 237명이었던 임원 수는 합병 이후 197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8조원대의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한 조선업체들과 연결기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포스코도 강도높은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만8,291명이었던 직원이 지난해 2만7,409명으로 882명 줄었고, 임원도 202명에서 193명으로 감소했다. 삼성중공업은 직원 수가 오히려 186명 늘어난 대신 112명이었던 임원은 26%(29명)나 줄어 83명이 됐다.
포스코 역시 임원의 13%를 줄여 77명으로 맞췄다.
지난해말 20대 신입사원까지 희망퇴직 대상에 올려 물의를 빚었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직원 수가 전년보다 1,659명이나 줄어 4,041명이 됐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사내 하청업체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면서 직원 수가 1,448명 증가했고, 전기차 배터리와 수처리 필터 등 신성장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는 LG화학도 최근 2년새 직원 수가 300여명 늘어났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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