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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좋은 온천ㆍ상쾌한 솔숲ㆍ맛있는 바다, 울진에 오면 '힐링 3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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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좋은 온천ㆍ상쾌한 솔숲ㆍ맛있는 바다, 울진에 오면 '힐링 3박자'

입력
2016.03.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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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ㆍ바다ㆍ온천이 어우러진 줄진에서 힐링을…

국내 최대 금강송군락지 '울진금강소나무숲길'
국내 최대 금강송군락지 '울진금강소나무숲길'
덕구온천을 찾은 관광객들이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울진군제공
덕구온천을 찾은 관광객들이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울진군제공

불과 얼마 전까지 국내에서 오지 중의 오지로 알려진 경북 울진군이 힐링의 명소로 부상했다. 금강송으로 유명한 산과 해안선 길이만 100㎞가 넘는 바다, 국내 최고의 수질을 자랑하는 덕구온천, 백암온천지구가 있기 때문이다.

경북 울진 하면 대게, 금강소나무를 떠올리기 쉽다.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1968년 울진삼척무장공비 침투사건을 연상할지도 모르겠다. 특히 대게는 요즘 울진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2월 27일부터 4일간 울진 후포항에서 열린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에는 45만 명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렀다. 서울은 물론 대구에서도 3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임을 감안한다면 대단한 인파다.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대게 철도 서서히 끝이 나기 시작한다. 5월부터 11월까지는 대게 보존을 위해 금어기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대신 이맘때면 울진은 천혜의 자연 속에 온 몸을 던질 때다. 울진은 산림과 바다, 온천욕(浴)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다. 금강소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즐기고 국내 유일의 자연용출온천인 덕구온천과 라돈천에다 물이 유난히 매끄러운 백암온천에 몸을 담그면 온몸을 친친 감고 있던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풀려 나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덕구, 백암 두 온천은 수온이 낮아 인위적으로 데워야 하는 온천과 격이 다르다. 덕구온천은 덕구계곡 중턱에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섭씨 43도의 온천 원수를 파이프라인으로 끌고 와 온천장에 공급한다. 수량이 풍부해 탕 안의 물이 깨끗하기로 유명하다.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까지 걸어 올라가 노천 족욕탕에 발을 담그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백암온천은 수온이 53도가 넘어 식혀서 공급할 정도다. 온천욕을 마친 뒤 물기를 닦지 않고 자연스레 말리면 꺼칠하던 피부가 아기피부처럼 매끄럽게 된다.

울진에는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등산코스가 다양하게 발달돼 있다. 이중 덕구온천에서 옛재 능선길을 따라 강원 삼척시와 경계를 이루는 응봉산 정상에서 덕구계곡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코스가 추천코스다. 능력에 따라 중간에 탈출해도 된다. 덕구온천에서 응봉산 정상까지 초보자도 2, 3시간이면 족하다. 덕구계곡길은 하산길이라도 길이 멀어 2시간은 잡아야 한다. 응봉산 정상에서 맞이하는 동해안 일출도 환상이다.

백암온천 부근에도 등산코스가 일품이다. 온천지구에서 백암산~백암산성~백암폭포를 거쳐 원점으로 돌아오는 10㎞ 코스는 산과 바다,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진정한 힐링로드다. 백암산 정상은 칠보산으로 내리닫는 낙동정맥과 영양 일원산, 울진 영덕 영양 안동 일원의 산봉우리와 동해바다가 파노라마를 이루는 조망으로 일출, 일몰 명소이기도 하다. 백암온천은 신라시대부터 이름 난 유서 깊은 온천이다. 만성피부염과 자궁내막염, 동맥경화 등을 앓는 환자에게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욕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금강소나무숲길을 추천한다. 금강소나무는 일반 소나무와 달리 줄기가 곧고 마디가 길며 껍질이 유별나게 붉은 것이 특징이다. 소광리 금강소나무 숲은 1,600㏊에 걸쳐 200~300년 된 소나무만 8만여 그루, 500년생 5그루가 있는 금강소나무 최대 군락지다. 이곳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숲길 1호로, 5구간으로 나눠진다. 전 구간 예약자를 대상으로 매일 오전 9시, 가이드 동반 입산만 허용한다. 화요일은 전구간 휴무다. 1구간(편도13.5㎞) 2구간(편도 11㎞) 3구간(왕복 16.3㎞)으로 구분돼 있고, 2구간은 20인 이상 단체만 입산이 허용된다. 난이도가 높은 4구간(왕복 9.7㎞)은 지난해 5월 개통해 매주 수ㆍ토요일만 시범운영 중이다. 5구간은 현재 개발 중에 있다.

이 숲의 원래 이름은 십이령 옛길이다. 보부상들이 울진의 흥부장 울진장 죽변장 등에서 해산물을 구해 봉화 안동 영주 등 내륙지방으로 가던 길이다. 고개가 12개라 해서 십이령옛길로 불린다. 이 중 4개 고개가 1구간에 2개 고개가 2구간에 포함된다. 보부상들은 험한 산세 탓에 밤에는 넘지 못했고 낮에도 맹수나 도적이 출몰해 두천리 원두막에 모여 큰 무리를 이뤄 고갯길을 넘어야 했다. 그렇게 200 여 리를 2,3일 간 꼬박 걸어야 내륙 장터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상쾌한 솔향과 보부상의 삶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금강소나무숲길 1구간이 시작하는 두천 1리 주차장은 덕구온천에서 불과 15분 거리다. 울진에서는 어떤 욕(浴)이든 마음먹는 대로 즐길 수 있다.

이정훈기자 jhlee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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