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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송중기 앓이

입력
2016.03.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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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전 미국 사회학자 C. 라이트 밀스는 저서 <파워엘리트>에서 유명 연예인을 ‘celebrity’라고 지칭하면서 파워엘리트로 분류했다. 파워엘리트는 권력을 독점하는 지배계급으로 기업, 행정기구, 군대의 요직에 있는 간부들이 이에 속한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유명 연예인을 파워엘리트라고 부르는 데 인색한 편이지만 유명 연예인의 영향력은 정치인 못지않다. 대중을 동원하는 능력에서 특히 그렇다. 밀스는 “유명인사는 남녀 가릴 것 없이 경쟁을 숭배하는 사회가 만든 스타 시스템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 KBS 2TV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열풍을 부활시킨 배우 송중기가 30일 KBS 1TV 9시 뉴스에 출연했다. 연예인이 ‘뉴스 9’에 직접 출연하는 것은 최초라고 한다. 그만큼 송중기의 인기는 상한가다. 아내가 ‘태후’를 시청할 때 남편은 TV 근처에 얼씬하지 말라는 농담도 오간다. 중국 여인들도 ‘송중기 앓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취안민 라오궁’(全民老公ㆍ국민 남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고, 팬들 스스로 송중기의 ‘샤오라오포’(小老婆ㆍ작은 부인)라 부르는 경우까지 있다고 한다.

▦ 유명 연예인의 움직임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현상을 미국에서는‘celebrity worship syndrome’이라고 한다. 우리는 간단히 셀럽(celeb) 현상이라고 한다. 병적인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회 전반이 유명 연예인에 열광하는 풍토를 의미하는 것이겠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워 산업 분야의 마케팅에 동원하는 것은 셀럽 콜라보라고 한다. 이제는 유명 연예인이 광고에 등장하는 것을 넘어, 기획단계부터 직접 상품 제작에 참여한다. 이러한 현상은 패션 미용 운동 육아 실내장식 등의 분야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 드라마가 뜨면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다. 판매 수익뿐 아니라 간접광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한국 영상물 시청빈도가 약 2배 증가할 때 한국 상품의 인터넷 구매 확률은 약 4%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한꺼번에 수천 명씩 몰려와 ‘치맥’을 즐기는 것도 한류 덕택이다.‘별에서 온 그대’의 경제효과가 3조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있는데, ‘태후’는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문화 컨텐츠의 강력한 힘이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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