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 업체 샤오미가 국내 유통업체들과 잇따라 총판 계약을 맺고 한국 공식 진출을 본격화한다. ‘대륙의 실수’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뛰어난 샤오미 제품은 해외 직접구매(직구)나 병행수입(공식 수입업체가 아닌 제3자의 다른 유통채널을 통한 수입)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지만, 앞으로는 공식 총판 업체들이 샤오미의 한국판 제품을 따로 전달받아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지난 16일 유통업체 여우미와 총판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코마트레이드와도 협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이준석 코마트레이드 대표는 서울 여의도동 서울마리나에서 총판 계약 체결을 발표하며 “샤오미의 다양한 신제품을 국내 사용자들의 환경에 맞게 현지화해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5월 1일부터 총판 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샤오미 제품에는 한국어 설명서, 한국어로 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앱) 등이 포함된다.
공식 총판업체인 여우미와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의 생활가전 제품을 중심으로 판매에 나선다. 지난 29일 중국에서 공개한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전기밥솥도 이르면 4월 말 만나볼 수 있다. 성능이 개선된 대용량 보조배터리와 정수기, 라텍스 침구류 등도 정식 판매될 예정이다. 최근 국내산 제품과 성능이 비슷한데도 가격이 ‘반값’에 불과해 주목 받고 있는 65인치 초고해상도(UHD) 곡면형(커브드) TV ‘미TV3S’(약 160만원)도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코마트레이드는 샤오미 제품이 국내 시장에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유통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서비스센터를 포함해 5월 말까지 전국 6대 광역시에 직영 판매점을 열 예정이다. 자체 물류센터를 확대해 당일 배송 서비스 지역도 늘린다. 이 대표는 “올해는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샤오미의 국내 시장 정식 출사표가 미치는 파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샤오미에 유명세를 안겨 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은 총판 계약 품목에서 빠진 데다, 진출이 쉬운만큼 철수도 쉬운 총판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적극적인 투자보다는 한국 시장의 반응을 떠보는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리우옌샤 샤오미 법무총괄은 “(한국에 법인을 세우는 등) 직접 진출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며 “한국 시장에서 샤오미 제품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총판 업체 2곳을 통해서만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조사 관계자는 “한국 지사를 설립하지 않아 제품 상태에 대한 책임이나 판매망 확보에 필요한 투자 등을 줄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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