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이라면 잠 못드는 밤이다. 더구나 경기의 키워드가 ‘토털사커’의 창시자 요한 크루이프를 추모하는 ‘엘 클라시코’이기 때문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31라운드를 펼친다. 올 시즌 두 번째 열리는 엘 클라시코다. 크루이프는 바르셀로나의 전설로 꼽혀 이번 무대가 더욱 특별하다.
폐암 투병 끝에 68세의 나이로 지난달 24일 별세한 크루이프는 1973년부터 1978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하며 정규리그와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 우승 트로피를 한 번씩 들어올렸다. 은퇴 후에는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고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프리메라리가 4연패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바르셀로나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크루이프를 추모하는 이벤트가 있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경기 시작 전 ‘땡큐, 요한’이라는 9만 관중의 카드섹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두 팀 선수들은 같은 문구가 새겨진 옷을 입고 있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에 입장한다. 킥오프 직전에는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크루이프와 추억이 담긴 영상을 튼다.
바르셀로나의 간판 미드필더 이니에스타(32)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는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에게 커다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잔뜩 독이 올라 있다.
작년 11월 안방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바르셀로나에 0-4 참패를 당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또한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 20승6무4패(승점 66)로 정규리그 3위에 처져 있다. 1위 바르셀로나(24승4무2패ㆍ승점 76)는 물론 2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21승4무5패ㆍ승점 67)에도 뒤져 있다. 남은 8경기에서 역전하려면 반드시 이번에 바르셀로나를 꺾어야 한다.
신(神)계에 올라 있는 두 공격수의 격돌은 엘클라시코를 늘 뜨겁게 한다.
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29)와 레알 마드리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가 정면승부를 예고했다. 둘은 올 시즌 거침없는 득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메시는 프리메라리가 25경기 22골 10도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5경기 6골 1도움 그리고 코파 델 레이(스페인 국왕컵)와 스페인 슈퍼컵,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등에서 8경기 9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모두 합치면 38경기 37골 15도움이다. 호날두는 더 놀랍다. 프리메라리가 30경기 28골 9도움, 챔피언스리그 8경기 13골 4도움으로 경이적인 득점 행진이다. 호날두는 메시와 똑같이 38경기를 뛰어 41골 13도움이다. 경기 당 1.07골. 해트트릭은 메시가 3번, 호날두가 5번 달성했다.
메시는 또 다른 대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는 현재 바르셀로나에서 449골,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50골을 넣었다. 합치면 499골이다. ‘숙적’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통산 500골 고지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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