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현장 목격 충격에 이름조차 제대로 못 대
경북 포항의 한 빌라에서 동거녀와 동거녀의 친구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현장에 있던 6살 아이가 정신적 충격으로 이상 행동을 보여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31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오전 포항시 북구 한 빌라(다가구주택)에서 A(24)씨가 함께 살던 여자친구 B(26)씨와 B씨의 친구 C(25ㆍ여)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당시 현장에는 C씨의 아들(6)도 있었으나 다행히 별다른 외상없이 아동보호시설로 옮겨졌다.
하지만 사건에 대한 충격으로 이름도 거꾸로 말할 정도로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숨진 C씨는 미혼모로 지금까지 혼자서 아이를 키워왔다. 때문에 생부의 존재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아이가 현장에서 모든 상황을 목격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단 충격이 큰 것 같아 보호와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며 “상태가 좋아지면 외조모에게 보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숨진 B씨와 미혼모인 C씨는 오래 전부터 알고 지낸 친구 사이로, 아이와 함께 셋이 살다 지난해 초 B씨가 A씨와 교제하면서 4명이 함께 집을 얻어 거주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평소 여자친구가 ‘이렇게 살면 뭐하느냐. 죽는 게 낫다’며 자주 비관했고 사건 전날 밤에도 이 문제로 다퉜다”고 진술했다.
이에 A씨는 새벽에 혼자 술을 마신 뒤 우발적으로 잠든 여자 친구를 흉기로 살해했고 비명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온 C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범행 직후 112에 “여자친구와 그 친구를 죽였다”고 신고한 뒤 극약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 병원으로 옮겨져 위세척으로 의식을 되찾았다. 경찰은 31일 A(24)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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